[박창서의 예술공유] 글로벌 아트 페어의 시대와 프리즈 서울

  • 박창서 전시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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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17   |  발행일 2022-08-17 제26면   |  수정 2022-08-1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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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획자

현대 미술 작품들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국제 아트페어는 1966년 독일 '쾰른 아트페어'가 그 시작이었으며 1970년에는 '바젤 아트페어'가 뒤를 이어 시작됐다. 예전에는 세계 3대 아트 페어로 스위스 바젤의 '아트 바젤'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피악(Fiac)' 그리고 미국 시카고의 '아트 시카고'가 꼽혔으나 '아트 시카고'는 최근에는 그 자리를 영국의 '프리즈 런던'에 내주게 됐다.

9월2일부터 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되는 프리즈(Frieze) 아트페어는 2003년 런던의 미술잡지 프리즈(Frieze)의 발행인들이 창설했다. 필자에게는 프리즈 아트페어의 'Frieze'라는 이름보다 발음이 같은 데미안 허스트가 1988년 기획한 전시 'Freeze'가 더 익숙하다. 현재 서울 한가람 미술관에서 전시하고 있는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이 당시 지도 교수였는데, 그의 도움으로 이 전시에는 사치갤러리의 찰스 사치와 테이트 미술관의 관장 등 미술계의 유명 인사들이 초대됐다. 프리즈(Freeze) 전시는 대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1997년 사치갤러리가 기획한 센세이션(Sensation) 전시로 이어져 데미안 허스트를 중심으로 한 영국의 젊은 현대미술가 그룹인 YBA(Young British Artists)가 탄생하게 되었다. YBA의 젊은 현대미술작가들은 당시 보수적이었던 영국 미술계를 변화시킬 새로운 동력이 되었으며 이후 세계적인 현대미술작가들로 급부상하였고 그들의 작품 가격 또한 폭등하였다. 프리즈(Freeze) 전시를 인상 깊게 본 젊은 비평가 매튜 슬로토버는 데미안 허스트를 인터뷰하였고 1991년 'Frieze'라는 잡지를 창간해 소개하였다.

2002년 런던 리젠트파크에서 시작한 '프리즈 런던'은 시작부터 현대미술 현장과 매우 가까웠으며 젊은 작가들을 발 빠르게 수용하고 실험적인 작품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후 승승장구한 프리즈 아트페어는 2012년에 '프리즈 뉴욕'과 2019년 '프리즈 LA'에 이어 2022년 서울에 진출하게 되었다. 유럽에서 예술의 불모지 중 하나였던 영국이 프리즈(Freeze)의 젊은 현대미술가들에 의해 분위기가 변하였고 영국 특유의 비즈니스 전략은 프리즈(Frieze)를 국제 미술 시장의 중요한 행사로 발전시켰다.

한국미술시장의 국제화 추세는 이미 2017년부터 해외의 유명 갤러리들이 대거 한국에 진출하면서 가속화되고 있다. 바젤 아트페어가 2013년 홍콩에 진출한 후 홍콩은 아시아 아트 마켓의 중심지로 급부상하였다. 프리즈 아트 페어와 함께 서울이 새로운 아시아 미술시장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전시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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