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블록 바로 옆 '車진입방지 말뚝' 충돌 위험

  • 오주석
  • |
  • 입력 2022-08-18   |  발행일 2022-08-18 제6면   |  수정 2022-08-20 07:46
[영남일보 연중 캠페인 人道를 돌려주세요] <10> 교통약자 안전시설물 관리
서구 새방지하차도 주변 등
곳곳 기준없이 설치돼 방치
만평네거리 인근 횡단보도앞
유도블록~음향신호기까지 1m
이마저도 8대 중 5대가 고장
시각장애인2
대구 서구 새방지하차도 주변 인도에 차량 진입 방지용 볼라드와 전주 등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형 블록 옆에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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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의 보행 안전을 지켜주는 '교통 약자 보호 시설물'들이 시민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은 물론 설치 규격도 맞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의 보행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1. 17일 오전 대구 만평네거리 인근 횡단보도 앞에 설치된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 중 일부는 작동을 멈춘 상태였다. 만평네거리 교차로를 중심으로 각 횡단보도에 설치된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는 총 8대지만, 제대로 작동하는 기기는 3대에 불과했다. 일부 기기는 노란색 유도 블록과 1m 이상 떨어져 있거나 화단 안쪽에 위치해 시각장애인 혼자서는 음향신호기를 이용하기가 어려운 구조였다.

시각장애인1
대구 만평네거리 인근 횡단보도에 설치된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가 작동을 멈췄다. 노란색 점형 블록과도 1m 이상 떨어져 설치돼 시각장애인 혼자 음향신호기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 설치 기준에 따르면 시각장애인 밀집 거주지역이나 도시철도역, 철도역, 여객터미널 주변을 중심으로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를 설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이 해당 기기의 버튼을 누르면 신호등이 녹색으로 변할 시 "딩동댕" 시작음을 울리며 "횡단보도에 녹색불이 켜졌습니다. 건너가도 좋습니다"라는 음성과 함께 귀뚜라미 음향을 추가해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횡단을 유도한다.

대구시는 최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지능형 시각장애인 음향신호기'까지 교차로 곳곳에 추가해 시각장애인들의 보행 안전 개선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일부 구간은 이용이 불편한 게 현실이다.

횡단보도 앞에 무분별하게 설치된 차량 진입 방지용 볼라드 역시 시각장애인의 보행 방해 요소로 지목된다. 차량이 인도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는 일종의 말뚝인 볼라드는 보행자의 통행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설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상당수 인도에 볼라드가 시각장애인의 '눈'과 같은 유도(점형) 블록 인근에 설치되면서 시각장애인들의 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다.

#2. 실제 점형 블록과 볼라드가 일정한 기준 없이 한데 섞여 설치된 교차로도 대구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대구 서구 상리동 새방지하차도 주변 인도에 설치된 볼라드는 심지어 점형 블록에 맞닿아 있어 시각장애인들의 보행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 증진법 시행규칙 제9조 보행안전시설물의 구조 시설 기준에 따르면, 볼라드 등 자동차 진입 억제용 말뚝은 점형 블록과 30㎝ 이격해 설치해야 한다. 이때 시각장애인이 충돌 우려가 있는 구조물이 있음을 미리 알 수 있도록 볼라드 전면에 노란색 점형 블록을 설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일부 지역은 여전히 볼라드 후면에 점형 블록을 설치해 관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복지 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지역 시각장애인들이 자주 활동하는 지점을 중심으로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에 거주하는 시각장애인은 올해 7월 말 기준 1만1천770명이며 달서구, 북구, 동구 순으로 많다.

이창훈 대구시각장애인문화원장은 "장애인 택시 격인 '나들이콜'이 생기면서 과거보다 시각장애인들이 홀로 움직이는 경우가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도로 위에 무분별하게 설치된 볼라드는 장애인들의 보행 위험요소"라며 "시각장애인들이 자주 찾는 달서구 점자도서관이나 중구 남산동의 시각장애인협회 주변만이라도 제대로 신경 써 복지 사각지대를 조금씩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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