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테니스 여정 마치는 윌리엄스 "내일은 코트 대신 노래방"

  • 입력 2022-09-03 12:24  |  수정 2022-09-03 14:17

 

2022090300020015671.jpg

 테니스의 '살아 있는 전설' 세리나 윌리엄스(41·미국)가 37년 테니스 여정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단식 세계 랭킹 605위 윌리엄스는 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3라운드 아일라 톰리아노비치(46위·호주)와 경기에서 3시간이 넘는 대접전 끝에 1-2(5-7 7-6<7-4> 1-6)로 졌다.


지난달 미국 패션 잡지 보그와 인터뷰에서 "사랑하는 일에서 떠나야 하는 것은 힘들지만 나는 앞으로 몇 주간 이 일들을 즐기겠다"고 밝혀 은퇴를 시사했던 윌리엄스는 이날 경기를 마지막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한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패한 뒤 인터뷰에서도 다시 경기에 출전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럴 것 같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모르는 일"이라고 여운을 남겨뒀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는 "나는 정말로 호주를 사랑한다"고 농담하며 2023년 1월 첫 메이저 대회가 열리는 호주오픈에 대한 약간의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하지만 윌리엄스가 올해 US오픈을 마지막으로 은퇴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을 전망이다.
윌리엄스는 "내 생애 가장 놀라운 경험과 여정이었다"고 올해 US오픈을 돌아보며 "살면서 한 번이라도 저를 응원해준 모든 분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코트 위 인터뷰에서 눈물을 감추지 못한 그는 "선수로 뛰면서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었고, 오늘 경기도 마찬가지였다"고 자신의 강인한 모습을 자랑스러워했다.


윌리엄스는 이날 마지막 3세트 게임스코어 1-5로 뒤진 상황에서 톰리아노비치에게 매치포인트를 5번이나 내주고도 계속 반격하는 끈기를 발휘했다.


4살 때 아버지 리처드의 권유로 한 살 많은 언니 비너스와 함께 테니스를 시작한 윌리엄스는 이달 26일에 만 41세가 된다.


그러나 이틀 전 2회전에서 세계 랭킹 2위 아넷 콘타베이트(에스토니아)를 꺾었고, 이날도 서브 에이스 11-3, 서브 최고 시속 188㎞를 기록하는 등 젊은 선수들에 비해 전혀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였다.


23년 전인 1999년 US오픈에서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단식 정상에 오른 윌리엄스는 2017년에 낳은 딸 올림피아가 벌써 5살인 엄마 선수다.


그는 "물론 아직 선수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새로운 버전의 세리나, 엄마가 되기 위해 준비할 것"이라고 은퇴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 언론들은 윌리엄스가 올림피아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며, 둘째도 낳을 계획이 있다고 전했다.

윌리엄스의 마지막 상대가 된 톰리아노비치도 이겼지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저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세리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오늘 결과에 유감"이라며 "윌리엄스가 테니스라는 종목에 미친 영향은 그야말로 엄청나다"고 말했다.


경기장을 찾은 2만3천 명이 넘는 팬들이 일방적으로 윌리엄스를 응원한 가운데 외롭게 싸워야 했던 톰리아노비치는 3세트 5-1로 앞선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상대가 세리나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윌리엄스는 은퇴 후 첫날이 될 현지시간 3일에 무슨 일을 하고 싶으냐는 물음에 "올림피아와 시간을 보내고, 노래방에도 가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언니 비너스에 대해서도 "비너스가 없었으면 오늘의 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고마워했다.
둘은 현역 시절 31차례 만나 19승 12패로 세리나가 더 많이 이겼다.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에서만 9번 맞대결했고 그 결과는 7승 2패로 역시 세리나가 우위를 보였다.


둘은 전날 이번 대회 여자 복식에도 한 조를 이뤄 출전해 1회전 탈락했다. 둘이 함께 출전한 메이저 대회 복식 결승 전적은 14전 전승이다.


윌리엄스가 US오픈 단식 3회전에서 패한 것은 17살이던 1998년 이후 이번이 24년 만이다.
윌리엄스는 1999년에 우승했고, 이후로는 출전한 US오픈에서 매번 4회전(16강) 이상의 성적을 냈다.


특히 2008년 우승부터 2020년까지는 매번 4강 이상을 기록하며 US오픈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윌리엄스는 지난해 US오픈에는 불참했다.


US오픈 3회전 19연승을 내달리던 그는 20연승에 실패하면서 선수 생활에도 마침표를 찍게 됐다.
그는 "정말 오래도록 모든 

인생을 테니스와 함께했다"며 "제가 원하는 대로 (은퇴를) 하게 돼 정말 행복하다"고 팬들에게 인사했다.

연합뉴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스포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