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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봉준호 감독은 영화 '잠' 시사회를 마치고 "최근 10년간 본 영화 중 가장 유니크한 공포 영화이자 스마트한 데뷔 영화"라는 인상적 감상평을 남겼다. 내친김에 영화 추천영상까지 촬영한 그는 "배우들의 압도적인 연기, 유머와 공포가 너무나 흥미롭게 교차되는 정말 재밌는 작품"이라며, "새로운 괴물 신인 감독의 탄생이다. 너무나 새롭고 독창적이면서, 또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을 서스펜스와 긴장감으로 압박할 수 있는 그런 감독의 등장이 너무나 반갑다"며 유재선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에 대한 칭찬과 기대감을 아끼지 않았다.
이선균, 정유미 주연의 '잠'은 신예 유재선 감독의 독창적 세계관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유 감독은 첫 장편 연출작에서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공포'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누구도 예기치 못한 공포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와 수진. 어느 날, 옆에 잠든 남편 현수가 이상한 말을 중얼거린다. "누가 들어왔어." 그날 이후, 잠들면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변하는 현수로 인해 행복한 둘의 일상은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깨어나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현수는 잠들면 가족들을 해칠까 두려움을 느끼게 되고, 수진은 매일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로 인해 쉽게 잠들 수 없는데….
영화는 '잠'이라는 누구나 매일 반복하는 가장 일상적 행위를 소재로 하고 있다. 수면 중 이상행동이라는 독특한 설정에서 이미 섬뜩한 공포감을 가지게 한다. 잠드는 순간,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예측불가한 행동들을 벌이는 남편과 그로 인해 잠들지 못하고 불안에 떠는 아내는 한 공간에 살며, 가장 신뢰하는 존재가 두려움의 대상으로 변하면서 극강의 공포를 마주하게 된다.
연기파 배우 정유미, 이선균은 예민하고 섬세한 연기로 관객에게 독특한 공포감을 선물한다. 관록의 두 배우는 다정한 신혼부부의 모습에서 잠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애쓰는 모습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입체적 인물을 완성했다.
영화는 이미 세계 여러 영화제에 출품돼 호평을 받고 있다. 2023년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초청돼 화제가 되었으며, 시체스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토론토 국제영화제, 판타스틱 페스트까지 줄줄이 초청콜을 받았다.(미스터리, 94분)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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