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심도 곧 초능력자로 이름 올린다…K-히어로물 열풍

  • 김은경
  • |
  • 입력 2023-10-05  |  수정 2023-10-05 07:34  |  발행일 2023-10-05 제16면
'무빙' '경이로운 소문2' '힙하게' 등

대세 초능력드라마 인기 바통 이어

JTBC 내년 방영 '히어로는…'서

불면증에 걸린 예지몽 능력자 役

지구·세상보다 가족·이웃에 무게

할리우드 액션 히어로물과 차별화

고두심도 곧 초능력자로 이름 올린다…K-히어로물 열풍
드라마 '무빙'에서 비행 초능력을 가진 봉석의 모습. <디즈니+ 제공>

초능력자들이 한국 드라마를 평정했다. 최근 막을 내린 디즈니+ '무빙'을 비롯해 '경이로운 소문2' '기적의 형제' '소용없어 거짓말' '힙하게' '이번 생도 부탁해' 등 최근 방영된 히트 드라마에는 어김없이 초능력자들이 등장했다. 조만간 소개될 '힘쎈 여자 강남순'과 '마이 데몬'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등 방송을 대기하고 있는 작품들에도 초능력자들이 비중 있게 등장한다. 이처럼 초능력 콘텐츠가 인기를 누리는 배경에는 경제가 어렵고, 가족 공동체가 해체되면서 삶이 팍팍해진 현대인들이 어려운 현실에서 벗어나게 해줄 영웅을 기대하는 마음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두심도 곧 초능력자로 이름 올린다…K-히어로물 열풍
초능력자 집단인 카운터와 악귀들의 싸움을 그린 '경이로운 소문2'.
고두심도 곧 초능력자로 이름 올린다…K-히어로물 열풍
배우 한지민이 사람의 과거를 볼 수 있는 초능력을 얻으면서 펼쳐지는 드라마 '힙하게'.

◆'한국형 히어로' 인기 쑥쑥

초능력 드라마의 선봉에는 최근 막을 내린 '무빙'이 있다. 조인성, 한효주, 류승룡 등이 초능력자로 변신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강풀 작가의 웹툰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무빙'은 650억원을 투입한 20부작 드라마. 비행능력자, 재생능력자, 괴력의 소유자까지 다양한 초능력자의 세계를 현란한 화면으로 조명했다. 초능력을 가진 부모와 자식들이 힘을 합쳐 거대한 위험에 맞서는 과정을 밀도 있게 구성했다. 공개되자마자 커다란 화제를 모은 '무빙'은 해외 마켓에서도 쑥쑥 판매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한국 디즈니+가 제작한 콘텐츠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작품으로 기록돼 시즌2 가능성도 부쩍 높아졌다.

지난 1일 종영한 JTBC 드라마 '힙하게'는 배우 한지민이 사람과 동물의 과거를 볼 수 있는 초능력을 얻으면서 전개되는 이야기다. 닐슨코리아 시청률 조사에서 1회 5.2%로 출발해 최종회 9.3%로 성큼 올라 동시간대 1위를 지키는 등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힙하게'는 범죄 없는 청정 농촌마을 무진에서 우연히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얻은 수의사 봉예분과 서울 광수대 복귀를 꿈꾸는 엘리트 형사 문장열이 범죄해결을 위한 공조수사를 펼치는 코믹 수사 활극이다. 수의사 예분이 반려동물 주인들의 답답함을 해소해 주고, 납치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웃음과 박진감, 소소한 감동까지 남겼다. 특히 인물의 엉덩이를 만지면 과거를 알게 된다는 설정이 다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방송 전 일부에서 나오기도 했지만 방송이 시작되면서 논란은 잦아들었다.

악귀들과 싸우는 초능력자의 이야기 tvN '경이로운 소문2'도 한국형 히어로물로 커다란 화제를 모았다. 시즌1이 OCN 드라마 최고의 성적을 낸 데 이어 3년 만에 방송된 시즌2는 넷플릭스 '글로벌 톱 10'에서 7위에 올랐다. 시즌1의 인기에 힘입어 시즌2에서는 보다 현란하고,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시즌1에서는 정치인 비리, 갑질, 가정·학교폭력 등 사회적 문제와 연관된 악귀를 처단했다면 시즌2는 보다 강렬해진 악귀들과 초능력자 집단인 '카운터'와의 대결을 그렸다. 특히 시즌2에서 신입 카운터 나적봉은 소를 키우는 시골청년으로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등 순박함과 순수함을 지닌 특이한 히어로로 인기를 모았다.

◆할리우드 영웅과 차별화 매력

초능력 열풍은 세대를 불문하고 확산하고 있다. 국민배우 고두심도 초능력자 대열에 합세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고두심은 JTBC가 내년에 방영 예정인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에서 뛰어난 예지몽 실력을 자랑하는 초능력자로 변신한다. 드라마에서 고두심은 초능력 가족 복씨 패밀리의 실세이자 불면증에 걸린 예지몽 능력자 복만흠을 맡았다. 만흠은 영웅 흉내를 내다가 이용만 당하고 죽은 조상이 수두룩하다는 걸 알기에 조용히 살아가는 인물이다. 하지만 사적인 욕심보다 대의를 위해 능력을 써야 한다는 아들 복귀주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예지몽을 이용해 야금야금 부를 축적해 온 인물이기도 하다.

이처럼 한국드라마에서 사랑받은 초능력자 캐릭터는 할리우드를 상징하는 액션 히어로와는 다소 결을 달리하는 특징이 있다. 할리우드의 히어로들이 지구와 세상을 지키기 위해 나섰다면 한국 드라마의 초능력자들은 가족과 이웃을 지키려는 영웅이라는 것. 드라마 '무빙'의 강풀 작가는 이와 관련해 "착한 사람이 이기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슈퍼 히어로가 아닌 한국형 히어로물이다. 의지와 상관없이 시대가 흘려버린, 이기기 위해 싸우는 게 아니라 지키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이길 바랐다. 가족이나 아들, 남편이나 부인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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