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복순' '차정순' '강남순' '우영우'…주인공 이름 제목인 드라마 봇물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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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11 20:28  |  수정 2023-10-11 20:42  |  발행일 2023-10-12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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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이름을 작품의 제목으로 사용한 영화와 드라마가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길복순'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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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이름을 작품의 제목으로 사용한 영화와 드라마가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 2005년 MBC에서 방영된 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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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이름을 작품의 제목으로 사용한 영화와 드라마가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 드라마 '닥터 차정숙' JTBC 제공

'길복순' '차정숙' '강남순' '우영우'…

 

주인공 이름을 작품의 제목으로 사용한 영화와 드라마가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워 친숙함을 더하고, 한번 들으면 기억되는 강하고 흡입력 있는 이름 제목으로 작품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JTBC가 '힙하게'의 후속작으로 지난 7일 선보인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은 6년 전 커다란 화제를 모은 '힘쎈여자 도봉순'의 스핀오프 작품이다. 도봉순의 6촌 강남순과 엄마 황금주, 외할머니 길중간이 강남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신종마약범죄의 실체를 파헤치는 코믹범죄 맞짱극이다. 이 드라마는 우리 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숙한 이름을 제목으로 사용해 작품에 대한 친숙함을 더했다. 선천적으로 어마무시한 괴력을 가진 소녀 '강남순' 으로 분한 이유미는 "캐릭터 이름이 제목에 들어가니 부담이 엄청 컸다. 제 바로 전 작품인 '멘탈코치 제갈길'을 찍었을 때도 정우(제갈길 역) 선배를 존경하며 바라봤다. 그런데 그걸 제가 해야한다니 어떻게 해야 하지 싶었다"라며, "나만 잘하면 될 것 같아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다. 잘하려는 욕심과 야망보다는 주변 분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항상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배우 송중기의 차기작인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도 캐릭터 이름을 제목으로 내세웠다. 내년 초 개봉예정인 '로기완'은 살아남기 위해 북한을 탈출한 주인공 로기완의 고독한 여정과 사투를 그렸다. 신인 김희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도 관심을 모으는데,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자 로기완과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 마리(최성은)의 만남과 헤어짐, 사랑을 장대한 풍경과 서사로 그려냈다. 탈북자라는 극적인 상황, 유럽을 무대로 펼쳐지는 한 여인과의 사랑과 이별을 그려낼 송중기가 새로운 모습을 예고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름 제목으로 가장 화제가 된 작품은 지난해 방송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있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우영우 변호사의 활약상을 그린 작품이다. 서울대 로스쿨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우영우가 대형로펌 '법무법인 한바다'의 변호사가 되면서부터 다양한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담았다. 우영우 변호사는 감각이 예민해 종종 불안해하고, 몸을 자유롭게 다루지 못해 걷기, 뛰기 등 활동은 서툴지만 164의 높은 IQ로 엄청난 양의 법조문과 판례를 정확하게 외우고, 선입견이나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는 자유로운 사고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함으로써 온국민에게 눈물과 감동을 선물했다. 특히 '앞으로 읽어도 뒤로 읽어도 우영우, 기러기, 토마토, 역삼역,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등 극중 대사가 유행어로 번지기도 했다.

문화평론가 윤소라씨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주인공 이름을 제목으로 쓴 작품의 원조격 드라마를 꼽는다면 2005년 화제작인 '내이름은 김삼순'을 들 수 있다. 당시 촌스러운 이름과 뚱뚱한 외모를 가진 노처녀 김삼순이 파티쉐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려 감동을 전하는 것과 동시에 김삼순이라는 캐릭터를 온국민에게 각인시켰던 것"이라며, "오해영, 김사부, 길복순 등 주인공의 이름을 제목에 포함시킴으로써 작품의 메시지와 색깔을 보다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개 강인하고 영웅적 면모를 가진 작품 속 캐릭터를 보다 오래 사랑받고, 기억되게 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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