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강도치사사건의 진실은 무엇인가…영화 '소년들'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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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26 07:43  |  수정 2023-10-26 07:40  |  발행일 2023-10-26 제16면
정지영 감독 실화극 11월 개봉설경구 등 연기파 배우들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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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 감독

1999년 전북 완주군에서 발생한 강도치사사건을 소재로 한 실화극 '소년들'이 내달 1일 개봉한다. '부러진 화살' '블랙머니'를 만든 정지영 감독의 실화극 3부작으로 주목받는 작품이다. 올해로 데뷔 40주년을 맞은 정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설경구, 유준상, 진경, 허성태, 염혜란 등 영화계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영화는 지방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과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형사들에 초점을 맞춘다. 범죄가 일어나던 그날 밤의 조작된 기록을 토대로 진실을 밝히려는 자와 감추려는 자의 치열한 한판 승부가 벌어진다.

정 감독은 많이 알려진 소재를 스크린으로 옮긴 배경에는 감독으로서의 책임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감독은 "우리는 약자를 위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힘 있는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수시로 약자를 괴롭힌다. 많이 알려진 사건이지만 이대로 지나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에 작품으로 만든 것"이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영화는 실화를 소재로 하면서 허구적 요소도 담아 극적 재미를 더했다. 배우 설경구가 분한 '황준철'이라는 형사를 통해 극을 끌어 나간다. 여기에 전라도 지역의 구수한 사투리와 최근 몸값이 높아지고 있는 조연급 연기자들의 찰진 연기가 구석구석에서 빛을 발한다.

감독은 실화소재의 영화를 꾸준히 만드는 이유도 언급했다. 정 감독은 "(내게 영화란) 우리가 어느 시점에 살고 있는지 점검하고, 관객과 함께 나누는 것"이라며,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지, 나의 좌표를 찾아가도록 점검하게 하는 것이 (영화를 만드는) 나의 사명"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영화의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의 수사검사는 지난해 피해자들에게 사과를 했다. 이와 관련해 정 감독은 "큰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감독은 "(사건이 공론화하고 법정에서 판결이 나기까지 조용했다) 과연 사과의 진정성이 있었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질 차기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감독은 "그동안 만든 작품들이 한국의 근현대사를 쭉 관통해 왔다고 한다면 해방공간 직후를 다룬 작품이 없었다. 다음 작품은 제주 4·3사건, 백범 김구 암살사건 등이 다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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