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작] 뉴노멀

  • 김은경
  • |
  • 입력 2023-11-10 08:03  |  수정 2023-11-10 09:26  |  발행일 2023-11-10 제13면
일상공포에 로맨스 버무린 '참신한 K-호러'

뉴노멀
<로드원 제공>

'기담' '곤지암' '무서운 이야기' 등 주로 공포영화를 만들어 'K-호러 마스터'라는 별칭까지 얻은 정범식 감독의 신작. 공포가 일상이 되어버린 이 시대를 배경으로 감독의 재기발랄하고 위트 있는 상상력을 보여준다. 서스펜스가 가미된 스릴러 장르이면서 달달한 로맨스, 오싹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블랙 코미디 요소까지 곳곳에 더해져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예측불가한 전개를 보여준다. 정 감독은 "오싹한 서스펜스가 중심이 되는 스릴러지만 그 속에 담긴 인물들 각각의 정서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 현실에 기반한 현대인의 외로움과 고립"이라며, "이야기적으로는 무조건 재미를 느껴야 한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무겁지 않고 속도감 있게 전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팬데믹 이후 급격하게 변한 우리의 삶을 투영했다. 저마다의 괴로움과 고단함을 짊어진 영화 속 캐릭터들은 우리 삶의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인물들이다. 이들이 마주하는 사건들 역시 때로는 기이하고 씁쓸하지만 지극히 현실과 닿아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흉악한 살인 사건, 우연으로 시작한 끔찍한 인연,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데이팅앱을 통한 만남, 낯선 이웃을 향한 부적절한 욕망 등의 다양한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감독은 일상의 평범한 순간에서 두려움과 불신이 피어나고, 점차 공포로 진화하는 과정을 객관적 시각에서 영상화했다.

'뉴노멀'은 최지우, 이유미, 최민호, 표지훈, 하다인, 정동원 등 캐스팅 조합으로도 관심을 끈다. 이들은 서울에서 4일간 6명의 개성 넘치는 주인공들이 서로 얽히고설키며 벌어지는 섬뜩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먼저 웃지 못하는 여자 '현정' 역에는 명불허전의 배우 최지우가 분해 날 선 얼굴과 차가운 표정으로 강렬한 연기변신을 했다. 20대 취준생 '현수' 역에는 '오징어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힘쎈여자 강남순' 등을 통해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유미가 맡았다. 가수로 큰 사랑을 받은 정동원이 영웅이 되려고 나선 중학생 '승진' 역을 맡아 음악에서 연기까지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이 영화에서 주목할 또 하나의 요소는 음악이다. 뮤지션들의 뮤지션으로 꼽히는 윤상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윤상은 1990년대부터 한국 대중음악의 흐름을 선도한 작곡가 겸 프로듀서로 강수지의 '보랏빛 향기', 김민우의 '입영열차 안에서', 황치훈의 '추억 속의 그대' 등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었다. 이번 영화에서는 일렉트로닉 댄스뮤직과 함께 정통 클래식, 록, K-pop 등 다양한 장르를 폭넓게 넘나들며 몰입도 있는 음악을 완성했다. 김은경기자

기자 이미지

김은경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위클리포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