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코미디계 다시 웃을까

  • 김은경
  • |
  • 입력 2023-11-09 08:05  |  수정 2023-11-09 08:07  |  발행일 2023-11-09 제17면
넷플릭스·지상파 코미디 프로그램 신설

코미디로얄
수년간 침체를 걷던 국내 코미디 프로그램에 봄날이 찾아왔다. 한국 대표 공개 코미디 '개그콘서트'가 3년 만에 부활한 것을 비롯해 넷플릭스는 새로운 형태의 코미디 배틀 프로그램 '코미디 로얄'을 선보인다. '코미디 로얄'에서 웃음 배틀을 벌일 20명의 출연진. <넷플릭스 제공>

침체를 걷던 국내 코미디계가 모처럼 활기를 찾고 있다. 넷플릭스와 주요 방송사가 나란히 신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나선 것. 여기에 시즌제로 운영되는 쿠팡플레이의 'SNL 코리아'는 꾸준히 새로운 시즌을 제작하며 유튜브 등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모처럼 찾아온 봄날에 코미디언들은 분주한 모습이다. 돌아온 코미디 장인들이 안방극장에 어떤 웃음을 불어넣을지 기대를 모은다.

KBS '개그콘서트' 12일 첫 방송
3년만에 재개 뉴페이스 대거 합류
돌아온 코미디 안방극장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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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부활한 KBS '개그콘서트'.

◆3년 만에 부활 '개그콘서트'

KBS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를 재개하기로 하고 최근 첫 녹화를 성황리에 마쳤다. 2020년 6월26일 1천50회를 마지막으로 간판을 내린 지 3년 만이다. 새롭게 돌아온 '개그콘서트'는 바통을 이어받아 오는 12일 1천51회부터 매주 일요일 방송된다.

부활한 개그콘서트 첫 녹화는 500명의 일반 방청객을 초청해 열렸다. 첫 녹화에는 코미디에 대한 오랜 갈증을 보여주는 듯 예정된 정원의 무려 다섯 배가 넘는 2천614명이 방청을 신청했다. 박성호, 정태호, 정범균, 송영길, 정찬민, 신윤승 등 과거 프로그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배 개그맨과 홍현호, 김시우, 임선양, 임슬기, 오정율 등 뉴페이스들이 출연해 화끈한 웃음을 선물했다.

김상미 책임프로듀서는 최근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여해 새로 출발하는 '개그콘서트'가 나아갈 방향을 소개했다. 김 프로듀서는 "예전과 달라진 개콘은 기존의 얼굴과 함께 신인, 새로운 얼굴이 많을 것"이라며 "새로운 피를 수혈해서 신선한 코너를 준비했다. 주말 밤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예전과 같은 점은 익숙한 공개 코미디, 예전과 다른 점은 새로운 얼굴들"이라고 강조했다.

넷플릭스 28일 '코미디 로얄' 공개
코미디언 20명 웃음배틀 승부 펼쳐
쿠팡플레이 'SNL' 수년째 전성기

◆넷플릭스 신설 '코미디 로얄'

전 세계 190여 개국에서 2억4천700만개 유료 멤버십을 보유한 OTT 넷플릭스는 대한민국 코미디의 판도를 바꿀 신개념 웃음 배틀 예능을 편성한다고 밝혔다. 5명의 마스터와 15명의 영건들에게 무차별 웃음 배틀이 미션으로 주어지는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은 나이, 경력, 공채 여부 등 계급장 다 떼고 오직 웃음으로 승부하는 배틀을 벌인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웃겨야만 살아남는 것이다.

출연자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5명의 마스터에는 이경규, 탁재훈, 문세윤, 이용진, 정용준이 포진했다. 여기에 '황경영' '황스미스'로 불리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황제성, '홍 박사님을 아세요'로 중독성 강한 웃음을 선사하는 조훈, 슬랩스틱 장인으로 불리는 김두영, '코미디 빅리그'에서 장기 코너를 이끌며 애드리브에 강점을 가진 이상준 등이 영건으로 합류했다.

오는 28일 공개하는 '코미디 로얄'의 우승팀에게는 팀의 이름을 걸고, 넷플릭스에서 단독 쇼를 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 '찐경규' 등으로 인기를 얻는 권해봄 PD와 '개미는 오늘도 뚠뚠' '플레이유'의 박현석 PD가 공동으로 연출을 맡는다.

◆시즌제로 인기 'SNL 코리아'

토종 OTT 쿠팡플레이의 간판 예능인 'SNL 코리아'는 수년째 꾸준히 장수하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미국 NBC에서 40년간 방영하고 있는 'Saturday Night Live'의 포맷 라이선스를 받아서 제작하는 이 프로그램은 콩트와 정치풍자, 코미디를 통해 호스트들이 철저하게 망가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 프로그램이 다른 국내 코미디 프로그램과 차이가 있다면 회차마다 중심이 되는 호스트가 있고, 그와 함께 연기하는 고정 출연자인 크루가 있다는 것. 최근엔 정우성, 성시경 등 특급 호스트들이 철저하게 망가지는 모습이 여과 없이 방송됐다. SNL 코리아는 최근 실시간 라이브 채팅 기능을 추가해 시청자와 소통 기능을 강화했다.

넷플릭스에 이어 국내 2위의 점유율을 기록한 쿠팡은 최근 'SNL 코리아'와 같은 코미디 예능에 힘입어 씨피엔터테인먼트라는 자회사도 설립했다. 첫 아티스트로 'SNL 코리아' 터줏대감인 신동엽과 계약을 해 앞으로 더 많은 코믹예능의 가능성을 예고했다.

방송계 관계자는 "수년간 국내 코미디 시장이 침체를 겪으면서 개그맨들이 다른 진로를 찾아 떠나고, 시장이 다소 황폐화된 것도 사실"이라며, "글로벌 OTT 등이 새롭게 코미디에 관심을 쏟고 새로운 포맷의 프로그램을 내놓으면서 침체된 코미디계가 반짝 활기를 띠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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