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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불후의 명곡'은 이순재 특집을 마련하고, 이순재가 선정한 인생곡들을 들려주었다. |
대중예술인에게 바치는 헌정무대가 늘고 있다. 대중들의 애환을 달래고, 꿋꿋이 한길을 걸어온 예술인에게 경의를 표하고, 그들의 인생과 작업을 조명하는 특집 프로그램이 방송과 영화, 공연 등 콘텐츠업 전반에서 확인된다. 노래와 드라마처럼 그들이 만든 작품이 아니라 인물 자체에 중점을 둔 프로그램이 많지 않았기에 더욱 눈길을 끈다. 대중문화 시장이 커지고, 인물들의 매력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순재 인생곡 불러준 ''불후의 명곡'
KBS '불후의 명곡'은 민족의 명절 한가위를 맞아 데뷔 69년차인 배우 이순재 특집을 지난 7일 방송했다.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한 배우 이순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이자, 현재까지 활동중인 최고령 배우다.
이날 프로그램은 이순재가 선곡한 명곡들을 댄서 팝핀현준·국악인 박애리 부부, 가수 홍경민, 뮤지컬 배우 카이, 가수 손태진과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가수 벤·손승연·임다은, 밴드 몽니, 가수 은가은·황민호 등이 새롭게 해석해 들려줬다.
이순재와 무려 79살 나이차인 트로트 신동 황민호가 포문을 연 이날 방송은 시종 훈훈하고, 뜨거웠다. 진지한 표정으로 무대를 감상하는 이순재의 모습과 함께 폭발적 가창력의 무대에 감사인사를 하는 모습 등이 감동적이었다.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은 전국 5.7%로 동시간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부산영화제 특별전 '고운사람, 이선균'
다음달 2일 개막하는 '부산국제영화제'는 특별기획 프로그램으로 '고운사람, 이선균'을 마련했다. 영화제측은 올해 공로상 역시 이선균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영화제 관계자는 "특별전은 지난해 갑작스럽게 저희 곁을 떠난 이선균 배우를 기리고, 배우로서 걸어왔던 길을 조명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이선균의 대표영화들이 영화제 기간 동안 특별전 형식으로 소개된다. 2009년부터 최근작까지 망라함으로써 그의 작업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고인이 출연한 영화 '파주'(2009), '우리 선희'(2013), '끝까지 간다'(2014), '기생충'(2019), 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 그리고 유작인 '행복의 나라'(2024) 등이 소개된다.
이선균은 대학시절 연극동아리를 통해 연기를 처음 시작했다. 배우의 꿈을 품고 대학을 중퇴한 후 한국예술종합학교 1기로 입학했다.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통해 세계적 배우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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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 신해철의 10주기를 맞아 동료가수들이 꾸미는 헌정 콘서트가 다음달 마련된다. |
◇'마왕' 신해철 10주년 헌정 콘서트
공연계에서는 '마왕' 신해철의 10주기를 맞아 동료가수들이 그를 기리는 특별한 무대를 마련했다. 신해철을 기억하는 동료 음악가들이 뭉쳐 그가 남긴 음악과 퍼포먼스를 재해석하고, 가벼운 토크까지 곁들인 헌정 콘서트다.
가수 신해철은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우승하며 데뷔했다. 밴드 무한궤도와 솔로 활동을 거쳐 록밴드 넥스트의 리더로 활동했다. 특유의 카리스마로 무대를 장악했으며, 강력한 입담으로 '백분토론' 등 토론프로그램에도 얼굴을 내비쳤다. 신해철은 활동 당시 가요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커다란 영향력을 미쳤다. 2014년 장협착과 위 축소수술을 받은 여파로 같은해 10월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오는 10월 26~27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아레나에서 열리는 헌정공연은 록밴드 넥스트를 비롯해 가수 고유진, 홍경민, 김동완, 싸이, 김범수, 예성(슈퍼주니어), 솔라(마마무), 밴드 넬, 전인권밴드, 이승환, 밴드 국카스텐 등이 참여한다.
◇가수인생 72년 전설의 디바 윤복희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의 대표적인 예능 프로그램 '미스쓰리랑'은 최근 '윤복희' 특집을 전격적으로 편성했다. 평소 오디션 출신의 게스트들이 나와서 노래와 춤, 입담 경연을 하던 포맷을 벗어나 오롯이 가수 윤복희의 노래인생을 조명하는 특집을 기획한 것.
'전설의 디바' 윤복희는 올해로 가수활동 72년차를 맞았다. 1952년 여섯 살의 나이로 가수에 데뷔한 이래 미국과 영국까지 휩쓸며 했다. 우리나라에 미니스커트를 처음 도입한 가수로도 알려져 있다. 윤복희는 남다른 패션감각으로도 유명한데, 어릴 때부터 자신의 의상을 직접 만들어 입어왔다는 것. 이날 방송에서도 드레스부터 구두까지 모두 직접 디자인한 것을 착용해 보는 이들을 감탄하게 했다. 윤복희는 이날 후배들이 바친 헌정무대에 변치 않는 카리스마와 무대 장악력으로 히트곡 '여러분'을 불러 박수를 받았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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