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은, 노상현 주연의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
대학 신입생 재희는 캠퍼스에서 자유연애로 유명한 인물이다. 자칭 타칭 '오늘만 사는' 그녀는 강렬한 붉은색 옷도 스스럼 없이 입고, 공부도 사랑도 한순간에 불태워버리는 열정파로 살아간다. 반면 같은 과 동기 흥수는 학과 내에서 존재감이 떨어지는 비교적 평범한(?) 남학생이다. 동성애의 성적 정체성을 가진 그는 자신에게 시선이 쏠리는 것을 극도로 불편해 한다. 각자의 자리에서 젊음을 마음껏 향유하던 이들은 우연한 계기로 동거를 선택하게 되는데….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2019년 국내서 발간된 후 10만부 이상 팔리며 베스트셀러로 뜬 동명의 원작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대구출신 박상영 작가가 쓴 원작소설은 해외 주요 문학상에 후보로 오르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2022년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리는 영국 부커상 국제부문 1차 후보에 올랐으며, 국제 더블린 문학상 후보에도 포함됐다. 또 올해 8월 번역출간된 불어판은 프랑스의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상의 외국문학 부문 1차 후보로 올랐다. 최근에는 캐나다 토론토 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돼 화제가 됐다.
청춘 남녀가 한집에서 살고 있지만, 달달한 러브라인과는 거리가 있다. 자유로운 인생관을 가진 두 청춘은 대학신입생 무렵부터 직장에 입사할 때까지 가까운 벗이자, 룸메이트로 서로의 곁에 존재한다. 불시에 엄마가 집으로 찾아오고, 남자친구에게 동거생활이 들통날 위기에 처하는 등 수시로 위기가 찾아오지만 그들만의 유쾌 발랄한 동거생활은 알콩달콩 이어진다.
천만신화를 쓴 영화 '파묘' 이후 8개월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대세배우 김고은은 자유분방한 영혼의 재희를 연기했다.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김고은은 "동갑인 캐릭터를 처음 맡았었기에 연기를 하면서도 굉장히 반가웠다. 재희를 연기하면서 '난 왜 저 때 저렇게 놀지 못했나' 싶어 부러웠다."면서, "재희가 여러 사람에게 미움을 받고 오해를 사기도 하는데, 1차원적으로 단순하게 보이지 않도록 보이지 않는 이면을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김고은의 남사친으로 출연한 노상현은 자연스러운 게이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끌어 올렸다. 그는 성소수자로서 느끼는 고충과 글을 쓰는 작가로서의 삶을 자연스럽게 녹여내 보는 이의 공감대를 이끌었다. 노상현은 "촬영에 앞서 성소수자를 만나 얘기하고, 그들의 스토리를 들어보면서 연기에 참고했다. 흥수에게서 매력적인 점은 본인만의 비밀과 특징 때문에 겪어온 아픔을 스스로 치유하고,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었다. 친구인 재희를 통해서 힘을 얻고, 용기를 내는 모습에서 마음이 갔다"고 털어놓았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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