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 '파묘'에서 신세대 무당으로 강한 이미지를 각인시킨 배우 김고은이 새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을 통해 우리 사회에 '다름'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
동성애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
김고은이 돌아왔다. 지난해 천만관객을 달성한 영화 '파묘'에서 신세대 무당으로 강한 이미지를 남긴 그녀다. 1일 개봉한 '대도시의 사랑법'에서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살아가는 대학생 '재희'를 맡았다. 낮에는 캠퍼스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밤에는 클럽에서 청춘을 발산하는 재희가 여러 사건과 만남을 통해서 진정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렸다. '도깨비' '은교' 등 히트작을 만들어온 김고은이 소개하는 신작은 어떤 영화일까.
"사람 사는 이야기에요.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그들 모두가 각자 다양한 방식의 삶을 살고 있잖아요.서로 다른 사람들의 정체성을 인정하고, 다름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에요."
그녀의 소개처럼 영화는 최근 사회적으로 관심이 쏠리는 '퀴어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극중 재희는 학과 동기인 '흥수'의 성적 정체성을 알게 되고, 친구들에게 들통날 위기상황에서 도움을 준다. 이 일로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며 친구가 된 둘은 우연한 계기로 한집에서 동거생활을 시작한다.
"실제로 제게도 이런 성향을 가진 친구가 있었기 때문에 큰 부담감이나 불편함은 없었어요. 그들의 마음을 조금 더 아는 편이라고 할 수 있죠. 제가 '01'학번인데 제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스토리라고 생각했어요."
영화는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출로 주목받는 충무로의 여성감독 이언희가 메가폰을 잡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연출과 출신인 감독은 사회적으로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주제를 감각적인 화면, 젊은이들에게 공감될 빠른 스토리 전개로 무난하게 연출했다.
"처음에 대본을 보는데 후루룩 빨리 읽혀졌어요. 재희라는 인물의 13년간의 성장과정을 굉장히 잘 담았다고 생각했어요. 제 인생에서도 영화 속에 담겨져 있는 성장통, 시행착오가 있었기 때문에 공감이 됐던 것 같아요. 귀한 작품이라고 생각을 했고, 제작하는 내내 이 시나리오가 꼭 제작이 되면 좋겠다는 내심 바람이 있었어요."
그녀의 말처럼 이 작품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적잖은 산통이 있었다. 대중매체에서 퀴어 서사를 다룬 영화가 많지 않았던 만큼 심리적 부담도 있었다. 한정된 예산과 짧은 제작기간은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드는데 아쉬움이 컸다. 제작진 모두가 오직 영화를 위해 한마음으로 똘똘 뭉쳤다.
"예산이 그렇게 넉넉지 않았어요. 이 정도 규모의 영화가 제작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들었어요. 그 예산 안에 촬영하려면 두 달 반 만에 해내야 했어요. 기간이 주는 압박감도 컸었죠."
서울에서 태어난 김고은은 어렸을 때 아버지의 직장을 따라 중국으로 가 10여년 동안 생활했다. 귀국한 후에는 할머니와 함께 생활했다. 극중 재희의 자유분방한 대학생활에 대한 견해는 어떠할까.
"제 실제 대학시절엔 재희만큼 놀지 못했어요. 강남역 쪽에 거주했는데, 그 때 강남역에 핫한 클럽이 모여 있었어요. 거기를 뚫고 나와 통학해야 했는데, 막판까지 놀던 분들이 나오던 시간과 제 통학 시간이 겹치면서 통학할 때 많이 치였죠. 다만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클럽도 가보았는데 재밌는 곳이었어요. 음악이 너무 좋더라구요. 정말 신나게 춤 췄죠."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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