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의 전기영화 '어프렌티스'가 오는 23일 개봉한다. <누리픽쳐스 제공>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의 전기영화 '어프렌티스'가 오는 23일 개봉한다. <누리픽쳐스 제공> |
한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이 여전히 안개정국이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후보는 엎치락 뒤치락 판세 속에서 피를 말리는 전쟁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선거의 중대한 변수가 될 지도 모를 영화 한 편이 개봉된다.
트럼프가 '불태워야 할 쓰레기'라며 개봉을 극구 반대한 그의 전기영화 '어프렌티스'가 오는 23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미국에서는 11일 미 전역에 공개된다. 앞서 트럼프 선거캠프는 영화의 개봉을 막기 위해 소송전을 예고했지만 제작진은 크라우드 펀딩을 도입하는 등 강력한 의지로 맞서 개봉에 이르렀다.
트럼프 전기영화 '어프렌티스'는 세입자에게 밀린 집세를 받으러 다니던 젊은날의 트럼프가 정치브로커 변호사 로이 콘의 도움으로 뉴욕에서 부동산으로 부를 축적하는 과정을 다뤘다. 탈법과 불법도청, 온갖 술수에 능통한 로이콘의 조력을 받은 트럼프가 어느 순간에는 로이 콘마저 두려워하는 존재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견습생' '수습생' 등을 뜻하는 제목 '어프렌티스'는 트럼프가 수년간 진행한 TV리얼리티쇼 제목이기도 하다.
영화는 한국개봉에 앞서 지난 8일 기자시사회를 진행했다. 빠른 스피드의 신나는 음악과 함께 출발한 영화는 화려한 부동산 재벌의 간판 뒤에 가려진 트럼프의 또다른 얼굴을 조명했다. 일명 '악마의 변호사'라 불리던 로이콘과의 만남부터 목표한 것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불법과 협박을 서슴지 않는 모습도 보여준다. 복부 지방흡입, 탈모 수술 등의 장면도 여과없이 담았다.
난삽한 섹스와 충격적 장면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기대한 것에 비해 밋밋하다는 반응도 제기됐다. 강력한 킬러 본능의 행적들이 충격을 주기도 하지만 트럼프의 행적이 이미 언론 등을 통해서 일정 부분 공개됐던 만큼 알려진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 거칠고 흔들리는 화면들이 영화의 몰입도를 떨어트린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어벤저스' 시리즈에서 윈터 솔져 캐릭터로 전세계 영화팬들에게 잘 알려진 세바스찬 스탠이 도널드 트럼프 역을 맡아 실제 인물과 흡사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오징어게임'의 이정재를 제치고 미국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연기파 배우 제레미 스트롱이 트럼프의 가장 가까운 조력자이자 스승인 변호사 로이콘을 맡았다. 트럼프의 첫 번째 부인 이바나는 떠오르는 신예 마리아 바카로바가 연기했다. 이슬람 문화에 정면 도전한 영화 '성스러운 거미'로 2022년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이란계 덴마크 감독 알리 아바시가 연출을 맡았다. 그는 지난 5월 칸 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선보여 기립박수를 받았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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