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TK)지역에서 민주당에 대한 정당 지지도가 국민의힘을 앞지른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TK지역 민심이 '계엄 사태' 및 '탄핵 정국'으로 요동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18세 이상 1천12명을 대상으로 지난 5∼6일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이 47.6%, 국민의힘은 26.2%로 큰 격차를 보였다. 전주 조사와 비교해 민주당은 2.4%포인트 오른 반면, 국민의힘은 6.1%포인트 하락했다. 리얼미터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간 지지율 차이는 21.4%포인트로 현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격차를 보였다"고 했다.
지역별로는 TK에서 민주당의 지지도가 39.9%를 기록하며 국민의힘(34.6%)보다 높았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이후 8년 만이다. '최서원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진 2016년 11월7~11일 실시한 리얼미터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25.5%로,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24.9%)을 역전시킨 바 있다.
민주당 지지도는 전주(32.5%)보다 7.4%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주(44.8%)에 비해 무려 10.2%포인트나 떨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TK에서도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율이 급락한 것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도 크게 떨어졌다. 지난 5∼6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천12명을 대상으로 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는 17.3%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주 조사(25%)에 비해 7.7%포인트 하락하며 취임 후 첫 10%대로 떨어진 것이다. 부정 평가는 지난주 조사(71.0%)에 비해 8.2%포인트나 오른 79.2%를 기록했다.
대구경북에서는 긍정 평가 27.9%, 부정 평가 70.0%였다. 지난주 조사(긍정 35.9%·부정 59.2%)에 비해 긍정이 8%포인트 하락하고, 부정은 10.8%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일간 500명 지표를 분석했더니, 윤 대통령 지지율이 5일 19.1%, 6일 15.5%로 매일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핵심 지지층인 60대·70세 이상과 보수층, 부산·울산·경남(PK)에서 이탈이 많았다는 게 리얼미터 측의 분석이다.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 및 정당 지지도 조사의 경우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4.8%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