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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헌법 질서 수호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최상목 권한대행에 대한 헌법재판관 즉시 임명 요구 등 현 시국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우원식 국회의장이 12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 "나라의 근간과 공직의 기강을 훼손하고 있다"면서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을 촉구했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재판소 결정 후 2주째인 오늘까지도 헌법상 의무가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헌재는 지난달 27일 우 의장이 낸 권한쟁의심판에서 최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은 국회 권한을 침해한 위법 행위라고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전날 국무회의에도 최 권한대행은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았다. 이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복귀 등을 고려한 결정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우 의장은 "헌재 결정을 이행하지 않는 것은 헌법에 대항하는 행위로, 입법부와 헌재의 헌법적 지위를 부정하고 얕잡아보는 태도"라며 "헌재 결정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나쁜 선례를 만들고 있다.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마 후보자를 언제 임명할 지 국민에게 공개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우 의장은 "대법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이유, 내란 특검 후보자 추천 의뢰를 하지 않는 이유도 밝히라"며 "더 이상 좌고우면 말고, 헌법적 의무를 방기한 공직자로 기록되지 말라"고 경고했다.
최 대행은 지난주 우 의장에게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지만, 우 의장은 납득하지 못했다고 박태서 공보수석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마 후보자를 끝내 임명하지 않을 경우 최 대행 탄핵소추가 불가피하다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 공보수석은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우 의장은 이날 여야의 극한 대치를 우려하며 헌법 질서 부정행위를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 탄핵 심판이 막바지로 향하며 이를 둘러싼 대립과 혼란이 커져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짚은 뒤 "대통령 탄핵 심판은 국가적 불행이지만 헌법 질서 수호를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다. 의견이 달라도 탄핵 심판의 본령인 헌법 질서 수호의 가치는 절대 훼손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우 의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우 의장이 자신에게 부과된 직무나 의무는 이행하지 않고 최 대행에게만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일종의 강요이자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