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뉴스]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 매장은 정상 운영](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503/news-p.v1.20250316.8afb68a47b12498aab4f70aef4cac634_P1.jpg)
대구 홈플러스 내당점 모습. <영남일보 DB>
개인 투자자에게 팔린 홈플러스 단기채권 규모가 2천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천억에 이르는 홈플러스 채권 판매 잔액 중 대부분이 대형 기관 투자자가 아닌 개인·일반법인에게 판매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이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권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조사·분석한 결과, 지난 3일 기준 홈플러스 단기 채권(기업어음·카드대금기초유동화증권·단기사채 등) 판매 잔액은 총 5천9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증권사 일선 지점 등을 통해 개인투자자에게 팔린 단기채권은 2천75억원(676건)으로 나타났다. 일반 법인에는 3천327억원(192건) 규모가 판매됐다. 주로 기술·전자·해운업 중소기업들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가 기업 회생 절차를 이미 준비하면서도 채권을 발행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떠넘겼을 경우, 동양·LIG 사태처럼 대형 형사 사건화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을 신청한 지난달 총 11차례에 걸쳐 1천807억원의 단기 채권을 발행했다. 특히 홈플러스는 지난달 25일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하락을 인지한 후에도 820억원 규모의 카드대금기초유동화증권(ABSTB)을 발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홈플러스 매장을 자산으로 편입한 리츠(부동산투자회사)·부동산 펀드에서도 대규모 개인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홈플러스는 우량 점포를 판매해 현금화한 다음 이를 다시 빌려 영업하는 '매각 후 재임차(세일 앤 리스백)' 전략을 취해왔다. 점포를 자산으로 편입한 리츠는 홈플러스로부터 임대료를 받아 투자자에게 배당해 왔다. 홈플러스가 임대료를 미지급하게 되면 투자자들의 손실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정부는 홈플러스 점포를 기초 자산으로 둔 리츠와 펀드 규모를 1조원대 수준으로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홈플러스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신용등급 하락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단기 채권을 발행해온 것인지를 규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금감원은 증권사의 불완전 판매 여부보다는 사기 발행 여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홈플러스에 물품을 납입하는 소상공인들이 결제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사재를 출연하기로 했다. 홈플러스 주주사인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16일 입장문에서 “홈플러스 회생절차와 관련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그 일환으로 김병주 회장은 특히 어려움이 예상되는 소상공인 거래처에 신속히 결제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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