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운람사’ 뒤편까지 치솟은 화마…천년고찰 끝내 잿더미로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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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3-23 17:44  |  발행일 2025-03-23
검은 연기 내뿜으며 밀려든 화마…아슬한 순간
사찰 유물 급히 옮겼지만…전각·부속 건물 전소
의성 ‘운람사’ 뒤편까지 치솟은 화마…천년고찰 끝내 잿더미로

지난 22일 발생한 대형 산불이 의성군 운람사 뒤편까지 번지며 위태로운 상황이 연출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천년고찰 운람사를 덮치는 참혹한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22일 시작된 의성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단곡면과 점곡면 일대까지 번지며 축구장 2천500여 개 규모의 산림을 집어삼켰다. 불길이 거세지면서 23일에는 천년고찰 운람사가 결국 전소되는 안타까운 소식까지 전해졌다.

경북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한 인터넷 매체 기자는 2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의성 산불'이라는 제목으로 운람사가 불길에 휩싸이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기자는 영상과 함께 “외삼촌이 절에 다녀오면서 찍은 영상"이라며 “김천 출장을 다녀오다 소식을 듣고 너무 놀랐다"고 심경을 전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검은 연기를 내뿜는 불길이 천등산 아래 자리 잡은 운람사 바로 뒤편까지 밀려들며 절을 위협하는 긴박한 순간이 고스란히 담겼다. 불길이 거세게 치솟으며 사찰을 집어삼킬 듯 다가오는 아슬한 장면에 긴장감이 고조된다. 소방대원들은 맹렬히 번지는 화마 앞에서 필사적으로 맞섰지만, 거센 불길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강렬하게 밀려드는 불길에 운람사 승려들은 경내의 불상과 유물 등 문화재를 급히 옮겼다. 마당 한편에는 황급히 옮겨진 각종 물품들이 어지럽게 쌓여 긴박했던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

의성군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운람사의 전각과 부속 건물들이 모두 불에 탔다. 다행히 아미타3존, 탄생불, 신중탱화 등 주요 유물들은 산불이 덮치기 직전 조문국박물관으로 긴급히 이송됐다. 주지 스님 또한 다른 사찰로 긴급 피신했다.

의성군 관계자는 “운람사에 보관된 주요 유물과 문화재들은 급히 안전한 곳으로 옮겼지만, 사찰이 전소돼 안타까움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운람사는 신라 신문왕 때 의상 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로, 천등산 깊은 산중에서 구름과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신비한 모습을 본떠 '운람(雲嵐)'이라 이름 붙여졌다. 특히 운람사는 보광전에 모신 목조 아미타여래 좌상을 비롯해 지장탱화, 산신탱화 등 다수의 문화유산을 소장하며 지역 역사와 불교 문화 연구의 중심지로 평가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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