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이 아니라 사기였네” 보험설계사, 사회초년생 등에 1400억원대 ‘폰지사기’

  • 최미애
  • |
  • 입력 2025-03-23  |  수정 2025-03-23 17:08  |  발행일 2025-03-24 제4면
대부업체 연루·미래에셋생명 산하 GA 설계사 대거 가담
고객 투자금 최대 3% 영업·관리자 수당으로 받아
“보험이 아니라 사기였네” 보험설계사, 사회초년생 등에 1400억원대 ‘폰지사기’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미래에셋생명 등 법인보험대리점(GA) 보험설계사 97명이 사회초년생 등 보험계약자들에게 1천400억원대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를 저질러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GA 소속 설계사 97명이 보험영업을 빌미로 사회초년생 등 보험계약자 765명을 상대로 1천406억원의 유사수신 자금을 모집하고, 약 342억원은 상환하지 않은 사실을 적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금감원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유사수신 연루 의혹이 제기된 2개 GA를 긴급 현장 검사한 결과다.

전체 가담 보험설계사는 28개 GA에 134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사 결과에 따르면, 보험설계사 출신인 대부업체 PS파이낸셜 대표는 2022년 1월 자신이 설립한 GA를 통해 산하 설계사 조직을 유사수신을 위한 4단계 피라미드 조직처럼 운영했다. 미래에셋생명 산하 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도 같은 형태로 가담했다.

이들 GA 소속 보험설계사들은 보험가입 고객들에게 단기채권 투자상품, PS파이낸셜의 대출자금 운용상품 투자상품에 투자하면 고수익이 보장된다며 가입을 적극 권유했다. 계약은 고객이 대부업체 대표에 자금을 직접 대여하는 금전대차계약으로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험설계사들은 고객 투자금의 최대 3%를 영업·관리자 수당으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목표 실적을 달성한 설계사 등에게 특별 보너스 수당을 지급하는 등 보험판매 독려를 위한 프로모션을 유사수신에 그대로 차용했다.

이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PS파이낸셜 자금 부족 등이 발생하자, 상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산도약 저축 어카운트'라는 이름으로 연이율 50%짜리 초고금리 상품을 설계해 GA 보험설계사들을 통해 집중 판매하기도 했다. 자금 압박이 계속되자, GA에서 대부업체로 보험모집 수수료를 무단 송금하는 등 폰지사기 형태의 자금 돌려막기를 위해 GA가 대부업체를 적극 지원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이들 보험 설계사는 월급관리 스터디, 재무설계상담 등 SNS 광고를 통해 사회초년생에게 접근, 기존 보유 적금 해지 후 유사수신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이번 유사수신에 가담한 보험설계사 등은 무관용 원칙에 따라 등록취소는 물론 인적제재, 과태료 부과 등의 형태로 엄중히 조치하고 위법 사항은 수사당국에 고발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GA와 설계사의 등록취소 사유에 유사수신 등 처벌 이력을 추가하는 한편, 대부업체 연관 GA에는 판매위탁 보험사에 해당 GA를 면밀히 관리하도록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서는 등 관련 제도개선도 추진할 방침이다.


기자 이미지

최미애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