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산불 대재앙]당국의 미숙한 대처가 피해 키웠다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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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3-26  |  수정 2025-03-27 07:46  |  발행일 2025-03-27 제6면
사망자 대부분 갑작스럽게 대피하다 변…미숙 대처 도마 위
[경북 산불 대재앙]당국의 미숙한 대처가 피해 키웠다

26일 산불이 휩쓸고 간 청송 파천면. 영남일보 DB

[경북 산불 대재앙]당국의 미숙한 대처가 피해 키웠다

25일 대피령이 떨어진 안동 시내에 극심한 차량 정체가 발생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경북 북부권을 강타한 초대형 산불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당국의 미숙한 대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5일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7개 시군으로까지 확산하면서 인적 물적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경북경찰 등에 따르면 26일 오후 2시 기준 경북지역에선 이번 산불로 2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영덕에서 8명이 숨져 가장 많았고, 영양(6명), 안동(4명), 청송(3명) 등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대부분은 60대 이상 고령으로 갑작스럽게 대피를 시도했다가 미쳐 불길을 피하지 못해 자동차나 도로에서 변을 당했다.

첫 희생자인 65세 남성 A씨는 전날 오후 7시쯤 청송군 청송읍 도로 외곽에서 불에 탄 시신으로 발견됐다. A씨는 산불 대피령을 받고 자가용으로 긴급 대피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덕군에선 실버타운 입소자들이 탄 차량이 산불 확산 도중 폭발해 사망자가 발생했다. 영양군 석보면에서는 전날 밤 11시쯤 도로 주변에서 불에 탄 남녀 시신 4구가 발견됐다. 이 중 50·60대 남녀 3명은 일가족으로, 대피 중 차량이 전복돼 참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동에서도 비극적인 참사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0시 9분쯤 임동면의 한 주택에서 50대 여성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B씨 부부는 차량으로 대피하다가 차량에 불이 옮겨붙었다. 먼저 빠져나온 남편이 필사적으로 B씨를 구조했지만,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당시 동시다발적으로 대피 명령이 떨어지면서 도심 곳곳에서 행렬이 이어지는 등 혼란이 연출됐다. 사고를 미리 인지하고 주민들 대피시키지 않은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지자체 경계를 넘어오기 직전 발송된 긴급재난문자도 주민을 혼란스럽게 했다.

이와 관련해 김종근 산림청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불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대피를 못한 상황이 많았다"며 “주민 대피를 위해 부처별로 각별히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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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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