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영화] 로비, ‘인생 첫 로비 골프’ 스타트업 대표의 좌충우돌 소동극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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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3-28 09:40  |  발행일 2025-03-28
로비

배우로 활동해 온 하정우 감독이 내놓은 세 번째 영화 '로비'. <위지윅스튜디오 제공>

배우로 활동해 온 하정우 감독이 내놓은 세 번째 영화다. 그는 2013년 감독 데뷔작 '롤러 코스터'에 이어 2015년 첫 상업영화 '허삼관'을 연출했으며, 이번 세 번째 영화에서 주연과 연출을 동시에 소화했다.

하 감독의 이번 작품은 전작과 맥락을 같이 한다. 그가 직접 각본과 감독을 맡은 첫 영화 '롤러코스터'와 비슷한 분위기, 다른 내용이다. 코믹하면서도 기발한 연출을 작품의 군데군데 녹여내 관심을 모은다. 하 감독은 기획의도와 관련 “인생은 우연이다. 마음 먹은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라며 “우연 속에서 영화적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 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이 무려 4조원이 걸린 대형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내용이다. 창욱은 라이벌 회사 대표인 광우의 뒷거래 때문에 늘 뒷북을 친다. 기회도, 기술도 번번이 빼앗긴 창욱 회사의 유일한 탈출구는 4조원에 달하는 국책사업을 따내 한방에 자본을 확보하는 것.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적어도 로비에 있어선 창욱을 능가하는 광우는 이미 장관에게까지 보이지 않는 손을 벌여놓은 상황이다. 창욱은 장관의 남편인 최실장에게 슬며시 접근하는데….

영화 '로비'에 기대감이 쏠리는 것은 개성파 연기자로 꾸린 화려한 출연진이다. 하정우, 김의성, 강해림, 이동휘, 박병은, 강말금, 최시원, 차주영, 박해수, 곽선영 등 여러 연기자들이 두루 포진했다. 이들은 배역의 크고 작음을 떠나 감독과의 친분 등으로 출연을 결정하기도 했다.

감독은 여러 연기자들이 톱니바퀴처럼 착착 어우러지며, 각자의 매력과 티키타카를 뽐낼 수 있도록 캐릭터 영화를 만들었다. 하 감독은 “구도적인 미장센보다 인물의 매력이 살아나고, 감정이 잘 표현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연출적 고민을 드러냈다.

영화 전편에 녹아있는 하정우식 위트와 페이소스는 또다른 즐길거리다. 대사의 말맛을 정교하게 맞춰나가기 위해 대본 리딩에 엄청난 에너지와 시간을 투입했다는 후문. 그 결과 톡톡 튀는 대사들이 관객에게 유쾌한 재미를 선물한다.

영화에서 만날 수 있는 로비 골프의 은밀한 뒷거래 현장도 기대감을 높인다. 창욱이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박기자, 그의 조력자인 김이사를 통해 최 실장과 접촉할 계획을 세우고, 이를 차근차근 구체화시키는 과정이 사뭇 흥미롭다.

한편 하정우는 지난 25일 영화를 첫 공개하는 기자시사회 참석을 위해 현장으로 이동중 급성 충수돌기염 소견으로 응급수술을 받았다.

/김은경 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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