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지난달 31일 오전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산불 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립산림과학원, 소방당국 등과 함께 합동 감식을 실시했다. 이날 감식은 묘지 봉분에서 시작된 산불의 발화 지점을 확인하고 불길이 퍼진 방향을 분석하는 데 집중됐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2일 이 야산에서 성묘를 하던 중 산불을 낸 56세 남성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A씨가 봉분 주변 나무를 정리하던 중 라이터로 불을 피웠다가 강풍에 불씨가 번지며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감식단은 경사진 둔턱에 있는 봉분 주변에 산재한 그을음의 방향과 흔적을 통해 불이 번진 경로를 추정했다. 봉분 한가운데 우뚝 솟은 나뭇가지의 상태도 꼼꼼히 살폈다. 주변에 드론을 띄우며 지형 분석도 실시했다.
경찰은 앞서 지난달 29일 이곳에서 현장 조사를 벌여 봉분 주변에서 라이터 1개를 수거하고, 훼손된 묘지를 촬영하는 등 기초 조사를 진행했다. 수거된 증거물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져 정밀 분석 중이다.
김규은 경북경찰청 형사기동1팀장은 "오늘 감식한 결과는 3~4주 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후 피의자를 다시 불러 조사한 뒤 신병처리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같은 날 의성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다른 산불들과의 연관성 여부도 수사 중이다. 의성산불은 괴산리 외에도 안계면 용기리, 금성면 청로리에서도 산불 신고가 각각 접수된 만큼 경찰은 이들 화재가 별개 사건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 팀장은 "특사경과 협의를 거쳐 안평면 산불과 함께 안계면 산불의 수사를 병행하고 있다. 금성면은 별개의 사건으로 보고 특사경에서 조사 중"이라며"경북 전역에 확산한 산불인 만큼 불씨의 전개 방향도 꼼꼼히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