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실트론 노조, 매각반대 및 생존권 사수 비상사태 선포

  •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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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10  |  발행일 2025-04-11 제1면
“조합과 어떠한 사전 협의도 없어
기업가치 4배 이상 상승했지만
돌아온 건 자부심이 아닌 저버림”

SK실트론 노조, 매각반대 및 생존권 사수 비상사태 선포

SK실트론 구미공장<영남일보 DB>

SK실트론의 매각설(영남일보 4월10일자 1면)에 회사 노동조합이 매각반대 및 생존권 사수를 위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SK실트론 노조는 10일 입장문을 통해 “지주회사인 SK Inc는 조합과 어떠한 사전 협의도 없이 회사 명운과 수천 명의 노동자 생존, 미래가 걸린 회사 매각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경영상 판단이 아니라 수많은 노동자와 그 가족의 인생과 삶을 짓밟는 폭력이고 우리가 믿어온 동행에 대한 배신"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매각 자체를 원천 반대한다"며 “그러나 끝끝내 밀어붙인다면 고용안정, 근로조건 완전승계, 인수자의 책임 검증, 공식적이고 구속력 있는 약속과 이행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노조는 특히 “우리 구성원들은 코로나로 전 세계가 혼란스럽던 시기에도 불철주야 희생하며 현장을 지켰고, 그 결과 SK실트론의 기업가치는 2017년 대비 4배 이상 상승했지만 돌아온 것은 자부심이 아닌 저버림"이라며 “SK Inc는 매각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조합원의 생존과 미래를 보장하라. 고용이 보장되지 않는 매각이라면 절대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SK그룹은 2017년 LG그룹이 보유한 LG실트론을 인수했다. 최무환 SK실트론 노조위원장은 “과거 LG계열에서 매각 당시 연대하지 않고 침묵했기에 회사는 그 틈을 파고들었고 그 결과 회사는 성장했지만, 우리의 근로조건은 더디게 개선되며 직장생활의 책임은 고스란히 현장 노동자들에게 전가됐다"며 “SK Inc가 몰래 품은 헤어질 결심에 노동조합은 결기 있는 행동으로 응답할 것이다. 고용안정을 사수하고 우리의 일터를 끝까지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를 생산하는 SK실트론은 구미가 본사이자 유일한 생산기지로 직원 3천500명이 근무하고 있다. 매각과 관련 SK 측은 “리밸런싱(사업재편) 차원에서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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