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뇌 연구1㎣

  •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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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14  |  수정 2025-04-14 07:25  |  발행일 2025-04-14 제21면
[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뇌 연구1㎣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네이처지에 발표된 뇌 연구 논문 한 편이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노벨상 수상자 프란시스 클릭은 1979년에 뇌 1㎣의 해부학적 구조와 활동을 밝히는 일은 영원히 불가능할 것이라 하였다. 46년이 지난 오늘날 쥐의 뇌 1㎣의 세포 활동과 그 구조를 성공적으로 밝혀냈는데, 이것은 스페인의 한 과학자가 현미경으로 뉴런을 최초로 관찰한 지 130년 만의 쾌거다. 뉴런이란 신경계를 구성하는 세포인데 다른 세포와는 달리 전기적인 방법으로 신호를 전달한다. 이 연구에 100명의 과학자들이 참여하여 1.6페타바이트의 데이터를 얻었으며 그 양은 고화질 비디오로 22년간 보여줄 수 있는 양이다.

최근 10년간 과학자들은 개별 뉴런이 아니라 뇌 전체를 도해하는 일에 도전했다. 2016년 미 정부는 1억 달러 예산으로 쥐 뇌 1㎣를 스캔하는 연구를 프린스턴대의 앨런뇌과학연구소와 베일러의과대학에 위탁했다. 연구진은 쥐의 뇌 중에도 눈에서 받은 신호로, 본 것을 재구성하는 기능을 가진 부분을 택했다. 먼저 쥐에게 비디오를 보여준 뒤 그 부분의 뉴런 활동을 들여다보고 기록하였다. 그 다음엔 그 1㎣를 굳게 하곤 그것을 아주 얇게 2만8천 장으로 썰었다. 컴퓨터가 각 장에서 뉴런의 윤곽을 찾고 다른 장의 이미지와 합쳐 뉴런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뉴런 20만 개가 모습을 드러냈다. 서로 얽혀 있는 뉴런의 활동을 알기 위해 쥐가 비디오를 볼 때 활동기록을 분석했다. 이때 연구진은 다른 종류의 뉴런에만 연결하는 '억제 뉴런'이 있음도 알아냈다. 이 성공적인 연구로 쥐의 뇌 전체나 인간의 뇌 연구로 나아갈 희망이 생겼지만 트럼프가 여기서도 예산을 삭감하였다.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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