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산불 최초 발화지점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및 소방당국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역대 최악의 산불로 번진 경북 의성 산불은 성묘객과 주민의 부주의로 인한 실화(失火)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6일 경북경찰과 의성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경북 의성군에선 안평면·안계면·금성면 3곳에서 산불이 같은 날 발생했다. 경찰은 이날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산불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달 31일과 이달 3일 각각 안평면 괴산리와 안계면 용기리에서 합동 감식을 실시했다.
현재 진행 중인 조사에 따르면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성묘객에 의한 실화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해당 야산 주변에 논밭이 없고 불이 시작된 묘지가 평소 사람들이 오가는 등산로가 아닌 점을 이유로 특정인의 발화로 추정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라이터와 소주병 뚜껑 등 발화와 관련된 물증도 발견됐다.
같은 날 오후 발생한 안계면 용기리 산불은 영농 폐기물을 소각하던 중 번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달 초 진행 한 합동 감식에선 영농 소작물이 불에 탄 흔적 등이 확인됐다. 경찰은 안평면 괴산리와 안계면 용기리 실화자로 지목된 A(56)씨와 마을주민 B씨 등 2명을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상태다.
또 금성면 청로리에서 발생한 산불 역시 실화 가능성이 크다고 당국은 보고 있다. 의성군 특별사법경찰이 이달 3일 발화 지점을 현장 감식한 결과 자연발화보다는 외부 요인에 의한 발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폐쇄회로(CC)TV나 목격자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 원인 불명 처리 여부도 검토되고 있다.
경북 경찰청 관계자는 “정확한 합동 감식 결과는 이달 말 나올 예정"이라면서“기초조사와 합동 감식 결과 등을 토대로 추후 실화자로 지목된 사람들을 차례로 소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