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가경자 안토니 가우디](https://www.yeongnam.com/mnt/file/202504/2025042101000195300017891.jpg) |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
가경자 안토니 가우디란 무슨 말인가? 안토니 가우디(1852~1926)는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을 설계한 건축가이며 '가경자'란 로마가톨릭교회에서 성덕이 높은 사람에게 붙이는 칭호다. 유명한 건축가인 가우디를 성인으로 추대하려는 운동이 일찍이 있어왔고 그가 가경자가 됨으로 이제 첫 단추를 끼운 셈이다. 가우디는 평생 독신이었으며 직업정신과 신앙심이 돈독했다. 밥상은 검소했고 의복은 남루했다. 잠도 그가 짓고 있는 그 성당에서 잤다. 그가 전차에 받혀 의식을 잃었을 때도 주변 사람들은 걸인인 줄만 알고 곧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최근 바티칸 시복시성국은 가우디를 "주와 하나 되려는 염원으로 일상을 넘어서는 선량한 정신적 도덕적 삶을 영위한 독실한 신도"라고 평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얼마 전 퇴원하여 "신의 건축가"라고 불린 그의 "영웅적 미덕"을 인정하여 성인 추대로 가는 첫 절차에 서명하였다. 그는 가경자가 되었지만 엄격한 검증을 통과해야 '복자'가 되고, 다시 검증을 거쳐야 '성인'이 된다. 이 검증에 필요한 것이 그가 얼마나 기적을 일으켰는가이다.
가우디의 대표작은 사그라다 파밀리아다. 많은 사람들이 이 환상적인 교회를 보는 순간 온몸이 거대한 동굴로 녹아내리는 듯한 신비감, 경외감, 전율을 느낀다. 이 교회 건축은 1882년에 첫 삽을 뜬 지 1년 만에 31세의 가우디가 맡았다. 그는 40년 이상 불철주야 심혈을 기울였지만 완성을 보지 못하고 73세로 타계하였다. 이 성당은 아직도 미완성이다. 2023년에 두 개의 탑이 올라갔으나 2026년에 가장 높은 중앙탑이 올라가야 비로소 완성을 보게 된다. 가우디 사후 100년이 되는 해다.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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