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이보다 빚이 3배 더 많아…소득 대비 부채 2년 만에 증가

  • 이남영
  • |
  • 입력 2025-04-27  |  발행일 2025-04-28 제13면
벌이보다 빚이 3배 더 많아…소득 대비 부채 2년 만에 증가

임대 안내문이 붙은 대구 중구 동성로 로데오거리 상가. 영남일보DB

국내 자영업자들이 평균 소득의 3배가 넘는 부채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영업자들의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LTI)은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2년 만에 상승세로 전환되면서, 이들을 위한 정부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말 기준 자영업자의 LTI는 344.5%다. 자영업자가 평균적으로 연소득의 3.4배에 달하는 규모의 빚을 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같은 시점 비(非) 자영업자의 LTI(220.0%) 보다 월등히 높다.

자영업자의 LTI는 2022년 4분기말 350.0%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해 3분기말 344.4%까지 7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왔지만, 결국 2년만인 지난해 4분기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4분기말 자영업자의 전체 대출 잔액과 차주 수는 각각 1천64조2천억원, 311만5천여명으로 집계됐다. 소득 분위별로 보면 고소득(상위 30%)·중소득(30~70%) 자영업자와 달리 저소득(하위 30%) 자영업자의 빚이 유독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실제 고소득 자영업자의 빚 증가율은 1.5%에 그쳤지만, 저소득 자영업자는 6.3%를 기록하면서 5%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금액으로 살펴보면 고소득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말 737조원에서 4분기 말 736조8천억원으로, 중소득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94조3천억원에서 192조2천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반면, 저소득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33조1천억원에서 135조3천억원으로 늘었다.

차 의원은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취약 자영업자들이 경기 불황을 대출에 의존해 힘겹게 버티는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라고 분석했다.

자영업자의 은행권 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말 641조9천억원→4분기말 640조7천억원으로 감소했지만, 대부업을 포함한 비(非)은행권 대출 잔액은 422조5천억원→423조6천억원으로 증가했다.

차 의원은 “현재 자영업자의 위기는 코로나 시기보다도 더 힘든 상황"이라며 “자영업자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특단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자 이미지

이남영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