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명의 기부자가 2일 대구 달성군 화원읍행정복지센터에 손수 제작한 손뜨개 수세미 250개를 기부해 지역사회에 따뜻한 감동을 전했다. 다양한 모양과 색감으로 정성껏 만들어진 수세미들은 달성복지재단을 통해 관내 저소득층과 독거노인 등에게 전달될 예정이다.<달성군 제공>
2일 대구 달성군 화원읍 행정복지센터 민원실 한쪽 책상 위. 형형색색의 손뜨개 수세미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토끼, 곰돌이, 꽃, 하트, 크리스마스트리 모양까지. 무늬도 색깔도 제각각이지만, 하나같이 정성스럽게 떠진 흔적이 역력했다.
수세미 옆엔 손글씨 메모 한 장이 놓여 있었다.
“작은 물건이지만 이웃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선물 받을 주민들을 생각하며 정성껏 만들었어요."
이 250개의 수세미는 이름 없는 누군가가 직접 손으로 만들어 기부한 것이었다. 별다른 말도 없이 조용히 들고 와 놓고 간, 말 그대로 '익명의 기부자'였다.
현장에 있던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은 수세미를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정말 손으로 뜨신 게 맞다"며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손뜨개 수세미는 흔히 시장에서도 팔리는 물건이지만, 이렇게 정성과 품이 느껴지는 기부는 좀처럼 보기 어렵다는 것이 직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최태식 화원읍장은 “하나하나 다른 모양에 정성이 가득 담겨 있다"며 “무엇보다 받는 분들을 떠올리며 만들었다는 메모가 마음을 울린다"고 말했다. 이어 “기부자님의 따뜻한 마음이 꼭 필요한 이웃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기부된 수세미는 달성복지재단을 통해 지정기탁 처리된 뒤, 화원읍 내 저소득 가정, 독거노인 등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배부될 예정이다.
이름 없이 전해진 250개의 작은 선물. 누군가에겐 그저 수세미일지 모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잊지 않고 있다는 증거'이자 '함께 살아간다는 위로'일지 모른다. 정성 가득한 실 한 가닥 한 가닥이 화원읍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었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