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덕 포항시장이 13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지진 항소심 판결에 따른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포항 지진의 정부 책임을 인정한 1심 판결이 항소심에서 뒤집힌 가운데 이강덕 포항시장이 입장을 밝혔다. 이 시장은 “안타까움을 넘어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면서도 판결문을 상세히 분석해 대법원 상고를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강덕 시장은 13일 항소심 판결 직후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이번 판결은 지진으로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은 시민들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결정으로, 시민 모두가 바랐던 정의로운 판단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이어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이 포항지진이 국책사업인 지열발전사업에 의해 촉발된 인공지진이라는 결론을 내린 점 △감사원이 안전관리 방안과 대응조치 부실 등 20건의 위법·부당 행위를 지적한 점 △국무총리 소속 포항지진진상조사위원회가 지진 위험성 분석과 안전 대책 수립 미흡 등을 사유로 지열발전사업 관련 기관들을 검찰에 수사 의뢰해 결국 지열발전사업 관계자들이 업무상 과실치사상의 혐의로 기소된 점 등을 들며, 지열발전사업과 지진의 인과관계가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1심 재판부가 오랜 심리를 거쳐 포항지진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고, 국가의 책임과 시민들의 정신적 피해를 받아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시민들의 상식과 법 감정에서 크게 벗어난 결정"이라며 “이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한 “대법원에서는 피해 주민들의 고통과 피해 실상을 깊이 반영해 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주길 기대한다"며 “포항시는 시민 여러분의 법적 권리 회복과 피해 치유를 위한 길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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