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도 ‘빈익빈부익부’…쿠팡·이마트·올영만 ‘호실적’

  •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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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18 16:53  |  발행일 2025-05-18

유통

올해 1분기 유통업계 성적이 부진한 가운데, 채널 별로 가격경쟁력과 충성 고객이 많은 선두 기업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올해 1분기 유통업계 성적이 부진한 가운데, 채널별로 선두 기업들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가격경쟁력과 충성 고객이 많은 대형 업체로 소비자들이 쏠린 것이 그 영향으로 분석된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각 유통 채널별 선두 기업인 '쿠팡'과 '네이버'가 양분한 온라인 쇼핑몰(이커머스)에서 이 같은 특성이 두드러졌다. 쿠팡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1조4천8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늘면서 분기 최대치를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가 반영된 점을 고려하더라도 높은 성적이다. 달러 기준 매출 증가율은 11.2%다.

1년 새 쿠팡의 시장 지배력도 눈에 띄게 커졌다. 데이터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가 집계한 올해 1분기 쿠팡의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금액은 9조2천976억원으로, 주요 동종업계 10개사(社)를 합산한 총 금액의 63.3%를 차지한다. 이는 지난해 1분기(57.3%) 보다도 6%포인트나 높아진 수치다.

네이버의 실적 증가세도 심상찮다. 커머스 부문 1분기 매출은 같은 기간 12.0% 늘어난 7천879억원이다. 쿠팡과 마찬가지로, 분기 실적으로 역대 최대다. 직매입 구조인 쿠팡이 보유한 물건을 많이 팔아 매출이 증가했다면, 네이버는 오픈마켓 형태로 입점사들의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수수료 매출이 늘어났다.

하지만 토종 플랫폼들은 줄줄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SSG닷컴(쓱닷컴)은 1분기 매출이 3천5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7% 감소했다. G마켓 역시 2천6억원으로 21% 줄었다. 11번가 매출도 30% 감소한 1천139억원에 그쳤다.

이들 업체의 실적 부진은 만성적인 손실 구조에서 탈피하고자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 상당수 고객이 이탈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 고물가 여파로 가격 민감도가 커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체력을 보유한 플랫폼이 더 효과적으로 고객을 묶어둘 수 있었던 것도 한몫했다.

대형마트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이마트는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매출이 4조6천258억원으로, 10.1% 증가했다. 하지만 3위 업체인 롯데마트(국내 사업 기준)는 1조184억원으로 3.4% 감소했다.

CJ올리브영도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4.4% 증가한 1조2천342억원으로, 1분기 기준 역대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유통업계에선 각 사업 부문 1위 사업자가 승승장구하는 '승자 독식' 현상이 시간이 갈수록 더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수 침체 등으로 소비자 상당수가 지출 여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이들을 끌어들일 핵심 요소는 가격과 신뢰도여서, 시장지배 사업자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게 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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