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오철환 지음/화니콤/210쪽/1만5천원
디스토피아는 더 이상 낯선 미래상이 아니다. 인간의 악한 본성과 기술의 무분별한 진보가 만날 때 종말은 점점 현실로 다가온다. 오철환 작가(대구소설가협회 회장)의 신작 소설 '내일'은 그런 '다가올 내일'에 대한 불길한 상상을 옮긴 작품이다. 기술은 발전하지만 인간은 그에 걸맞게 성숙해질 수 있을까. 오 작가는 이 근본적인 질문을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풀어낸다.
책은 7편의 에피소드로 이뤄진 연작소설이다. 각 에피소드는 모두 '미래 사회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주제 아래 촘촘히 연결된다. 인공지능, 뇌과학, 우주 개발, 생명 윤리 등 과학·기술적인 소재를 활용하지만 핵심은 언제나 인간이다.
소설 속 인물들은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대신 인간의 존엄성이 쉽게 파괴되는 사회에서 산다. 어느 날 '브레인 풀 콤플렉스'라는 디지털 기술이 등장한다. 인공지능과 뇌과학이 결합된 이 기술은 통섭적 소통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상호 수평적 정보 교환을 이뤄낸다. 하지만 곧 그 이면이 드러난다. 두뇌와 장기를 활용하기 위한 불법 납치가 발생하고, 뛰어난 인재가 실종돼 컴퓨터 부품처럼 취급된다. 오 작가는 이런 이야기로 지금 우리는 어떤 자세로 내일을 준비하고 있는가를 묻는다.
한편 오 작가는 이번 신작 소설 '내일' 출간을 기념해 오는 23일 오후 3시 대구문학관 3층에서 북토크쇼를 연다. 참석자들에게는 저자의 사인이 담긴 책을 증정한다.

조현희
문화부 조현희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