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결혼 법제화, 여전히 ‘반대’ 의견 우세…“사회적 합의 아직 요원”

  • 조윤화
  • |
  • 입력 2025-05-28 21:18  |  발행일 2025-05-28

동성결혼 법제화 관련 리서치 조사

4년 연속 반대 의견이 50%대로 우세

찬성 이유는 "보편적 행복추구권 인정해야"

반대는 '전통적 가치관·미성년자 혼란' 우려


최근 3년간 동성결혼 법제화에 대한 찬반 비율. 한국리서치 제공

최근 3년간 동성결혼 법제화에 대한 찬반 비율. 한국리서치 제공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합의 가능성에 대한 인식 분포. 한국리서치 제공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합의 가능성에 대한 인식 분포. 한국리서치 제공

한국 사회에선 '성소수자' 간 가족으로 묶이는 인척관계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성 간 혼인을 법적으로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 3년 연속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반대' 의사를 표했다.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6월 27일~7월 1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동성결혼 법적 허용 및 성적 자기 결정권 교육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하는 것에 대해 찬성한 비중은 34%, 반대는 50%였다. '모르겠다'고 답한 비중은 16%였다.


최근 3년간(2022년~2024년) 같은 설문조사에서 동성결혼 법제화에 반대하는 응답은 3년 연속 50%대(2022년 52%·2023년 53%)를 유지했다. 한국 사회가 동성혼을 제도적 가족으로 인정하는 데 여전히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찬성 응답률은 2022년과 2023년 각각 34%, 31%였다.


동성결혼을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이유에 대한 설문조사(최대 3순위까지 복수 응답 허용)에서, 동성결혼 법제화를 반대하는 이유로는 '전통적 가치관의 혼란 우려(62%)'가 가장 많았다. '미성년자의 성 정체성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응답도 58%에 달했다.


법제화 찬성 이유 중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항목은 '모든 사람이 성적 지향과 무관하게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71%)'였다. '모든 사람이 결혼할 자유와 권리를 갖고 있어서(58%)'가 그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 차이는 팽팽하게 엇갈렸다. 전체 응답자 중 43%는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대해 '언젠가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인식했다. 반면, 44%는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련 시민사회단체는 현재 한국 사회가 성소수자에 대한 정서적 수용을 넘어, 제도적 권리 보장 논의 단계로 가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고상현 대구대 교수(법학과)는 "성소수자 커플을 법적으로 혼인으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아직 부족하지만, 다양한 삶의 형태를 현행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지 않았더라도, 법이 변화의 방향을 제시하고 사회문화적 인식을 이끄는 역할은 할 수 있다"며 "특히 사회적 소수자에 대해서는 법이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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