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2.50%로 인하…한은, 저성장 우려에 선제 대응(종합)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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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29 17:36  |  수정 2025-05-29 19:27  |  발행일 2025-05-29
이창용 한은 총재 추가 인하 시사 “데이터 따라 속도·폭 결정”
시장, 저성장 우려에 8월 추가 인하 가능성에 무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29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한 연 2.50%로 결정했다. 올해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기 부양을 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가계대출 증가세와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하지만, 물가 안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사이 네 번째다. 금통위는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0.25%p 낮추면서 통화정책 방향을 완화 쪽으로 틀었다. 11월에도 금리를 인하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연속 인하를 단행했다. 올해 1월에는 동결했다가 2월 0.25%p 인하했다. 지난달에는 1천500원을 넘보는 원/달러 환율 상승세에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민간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미국발 관세전쟁 등의 영향으로 수출까지 불안한 상황에서 금리라도 낮춰 소비·투자를 살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금통위원들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일각에선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충분한 재정정책이 동반되지 않고 금리만 계속 내릴 경우, 경기 부양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금리 인하로 미국(4.25~4.50%)과의 금리 격차가 2.00%p까지 확대되면 원화 가치가 하락해 환율이 상대적으로 상승하고,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금리 인하가 집값 상승, 가계대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다만 지난 1분기 -0.2% 역성장을 기록한 만큼, 기준금리 인하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은은 이날 공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0.8%로 대폭 낮췄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8%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천300원대로 안정세를 보이면서 금리 인하의 명분도 생겼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통위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기준금리 인하 폭이 조금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경제 전망의 상하방 리스크가 모두 있는 데다 금융 안정 리스크에도 유의해야 하는 만큼 앞으로 데이터를 보면서 금리 추가 인하의 속도와 폭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한은이 저성장 우려에 대응하는 게 시급하다고 보고 오는 8월쯤 기준금리를 더 낮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는) 경기를 한쪽 방향으로만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며 "신정부의 다양한 재정정책이 쏟아지더라도 단기간 내 지표성과로 표출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실물경제 효과로 이어지기까지 3~6개월 시차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존 한은의 통화완화(금리인하) 정책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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