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 잃은 아버지와의 일상, 사진예술로 거듭나다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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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02 22:47  |  발행일 2025-06-02
농아인의 날(6월3일) 맞아 뜻깊은 사진전 봉산문화회관서 열려
이현아 작가 ‘Aria_에파타-닫힌 세계를 여는 사랑의 아리아’展
‘소리가 없는 세계’ 속 풍부한 감성과 사랑을 시각 언어로 치환
이현아 작

이현아 작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이들과 소통의 의미를 되새기는 '농아인의 날'을 맞아 뜻깊은 전시가 대구에서 열린다.


이현아 작가는 3일부터 8일까지 대구 봉산문화회관 3층 2전시실에서 청력을 잃은 아버지와의 일상 속 수어(手語)를 사진 예술로 풀어낸 'Aria_에파타-닫힌 세계를 여는 사랑의 아리아'展(전)을 선보인다.


전시명 중 '에파타(ephatha)'는 성경에 나오는 아람어로 '열려라'는 의미인데, 예수가 귀 먹은 자에게 외쳤던 말이다. 이 작가는 이 언어를 빌려 청각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아버지와의 닫힌 세계를 열고, 수어라는 새로운 언어로 사랑과 감정을 다시 잇는 과정을 사진이라는 매체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특히 전시 첫날인 3일은 '농아인의 날'로, 청각장애인의 인권과 소통의 권리를 조명하는 날이다. 이 작가의 이번 전시는 그 상징성과 궤를 같이하며, 장애를 '극복'의 서사에서 벗어나 '존재하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으로 존중하는 시선을 담았다.​


전시는 청각장애인 가족과 함께 살아온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어를 통한 대화, 함께 연주한 음악, 감정을 나누는 손짓 등 '소리가 없는 세계' 속 풍부한 감성과 사랑을 시각 언어로 치환했다.


이현아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수어는 이제 대한민국의 또 다른 국어로서 우리의 시야를 확장시키고,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며, 다름을 존중하는 연대의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사랑합니다 등 수어가 지닌 따뜻한 메시지를 통해, 서로의 존재를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는 아름다운 공존의 가능성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cpbc대구가톨릭평화방송 뉴미디어국장 홍창익 비오 신부는 이번 전시의 서문을 통해 "이현아 작가만이 가진 특별함의 감성과 진정성은 독보적인 영역의 작업들이라 할 수 있다. 이현아의 '아리아' 작품은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수어(手語)를 이미지화해 소통과 화합의 가치를 예술로 승화했다"고 평했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일요일은 오후 5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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