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5일 내란특검법 등 3대 특검법안 표결에 불참한 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에서 야당이 된 국민의힘 앞날이 가시밭길이다. 5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는 등 후폭풍에 휩싸인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오후 연이어 의원총회를 열고 비대위 체제 유지와 조기 전당대회 두고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결정까지 시간이 길어질 경우 당내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향후 국민의힘이 선택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새로운 '비대위'와 조기에 '전당대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기존 친윤계 등 주류에선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처럼 외부 혁신형 인사를 영입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흔들리는 국민의힘이 방향키를 잡기 위해서라도 빠른 전당대회를 준비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당 지도부 사퇴 등 당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단일대오'가 흔들리고 있어서다. 국민의힘은 이날 '채상병 특검법'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여권이 추진한 특검법에 반대 당론을 정했지만, 본회의 표결 결과 상당수 이탈표가 나왔다.
친한(친한동훈)계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이날 "우리 당이 3가지 특검법(김건희 여사·내란·채해병 특검법)에 대해 당론으로 (표결하겠다고 한 부분을) 철회하고 자유투표 해야 한다"며 지도부의 결정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기도 했다.
정치권의 관심은 대선 후보였던 김문수 전 장관의 당 대표 출마 여부다. 사실상 친윤(친윤석열)계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 전 장관이 출마할 경우 최근 당내 세력화에 나선 친한계와 강하게 격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친윤계는 김 전 장관의 출마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김 전 장관 본인은 "당 대표에 아무 욕심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대통령직에도 욕심이 없지만 당 대표에도 욕심낼 일이 없다"며 "지금은 자리 다툼을 할 때가 아니다. 우리도 똑같은 쓰레기더미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전 장관은 국민의힘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개혁을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대법관 증원법'을 언급하며 "지금 우리 앞에 전개되는 것이 매일매일 어마어마한 뉴스인데, 우리 당은 앉아서 다음 당 대표 누가 되느냐, 이 짓거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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