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아주 조금만 마셨다"

대구 남구의회 정재목 부의장이 9일 오전 11시20분 남구의회 소회의실에서 음주운전 방조 혐의 논란 관련 물의를 일으켜 구민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조윤화 기자
최근 음주운전 방조 및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에 휩싸인 대구 남구의회 정재목 부의장(국민의힘)이 9일 직접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해명 없이 경찰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선에서 그쳤다.
정 부의장은 이날 오전 11시 20분 남구의회 소회의실에서 약식 기자간담회를 열고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관련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은 하지 않았다.
운전자 바꿔치기 및 음주운전 방조 혐의 인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아직 조사를 받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면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동승자의 음주 상태를 인지한 채 운전대를 넘겼다면 방조 책임을 피하기 어렵지 않느냐"란 질문에 대해선 "명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술을 아주 조금만 마셨다는 것"이라고만 말했다.
자진 사퇴 여부에 대해서도 "지금으로선 모든 게 명확하지 않다"며 "결과가 나와야 직책에 대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남구의회 의원들은 같은 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정 부의장의 자진 사퇴를 공식 촉구한 바 있다.
한편, 이날 대구지역 시민단체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성명을 통해 "경찰은 단속 현장에서 운전자를 바꾼 정황이 없다는 이유로 정 부의장의 법적 책임을 묻지 않았지만, 언론 취재 이후에야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경찰의 초동 수사 부실을 규탄한다. 정 부의장은 직접 진상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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