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군 50사단 장병들이 훈련중인 모습, 영남일보 DB
군 당국의 기강 해이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최근 육군 제50보병사단 소속 신병이 K-2 소총을 렌터카에 두고 내리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한 것. 50사단 측은 총기 분실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사흘이 지난 뒤에야 민간인의 신고로 이를 회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50사단 신병교육대를 막 수료한 한 신병이 자대 배치(50사단 예하 직속 부대)를 위해 부사관의 인솔을 받아 렌터카로 함께 이동했다. 당시 이 신병은 자대 본부에서 새로 지급받은 K-2 소총 1정을 수령한 뒤 생활관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해당 총기를 차량에 두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인솔을 맡은 부사관 또한 총기가 차량에 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이 차량을 렌터카 업체에 반납했다. 50사단 예하 부대 관련 신병 인솔의 경우 편의상 군용차 대신 간부들의 개인 차량을 이용해 왔는데, 이 부사관이 렌터카를 사용하면서 이 같은 사고가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50사단 측에선 사흘간 총기의 소재를 파악조차 하지 못했다. 문제의 총기는 분실 사흘 뒤인 지난 8일 한 민간인이 해당 렌터카에서 발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회수됐다.
50사단 측은 "사단 부지가 100만평 정도로 다른 부대에 비해 많이 넓은 편이라 차량 이동이 필수적이다. 이 신병이 자대배치를 받은 곳의 경우 자대 본부와 생활관 간 거리가 멀어 차로 이동해야 헸다"며 "도대체 어떻게 총기가 누락됐고, 신병을 받은 자대에서 이를 파악조차 하지 못했는지 사단 내부에서도 의아해 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군 수사기관 등에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사실조사 쟁점은 '총기를 어떻게 잃어버렸는지'와 '신병은 물론 50사단 예하 부대 측에서 총기 분실을 수일간 모를 수 있는지'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현재 군 수사기관에서 조사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긴 어렵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후속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국회 국방위원회 강대식 의원(국민의힘)은 "총기가 렌터카에 방치된 채 민간인에 의해 발견된 것은 총기 관리 부실을 넘어 군 기강 해이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며 "관계자에 대한 엄중한 문책과 함께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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