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치료다”…자폐 청소년, 모바일 훈련으로 사회성 쑥쑥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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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16 10:42  |  수정 2025-06-16 17:03  |  발행일 2025-06-16
디지털 치료기기 ‘NDTx-01’, 사회성·일상기술 향상에 뚜렷한 효과
병행 치료군, 사회성 6점↑·반복행동 9점↓…기존 치료군과 대조
삼성서울·서울성모·대구가톨릭대병원 공동연구, 국제학술지 게재
자폐스펙트럼장애 청소년이 스마트폰으로 사회성 훈련 게임을 하는 모습을 담은 디지털 일러스트. <영남일보 AI 제작>

자폐스펙트럼장애 청소년이 스마트폰으로 사회성 훈련 게임을 하는 모습을 담은 디지털 일러스트. <영남일보 AI 제작>

도심 공원에서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각자 게임이나 영상을 즐기고 있는 모습. <영남일보 AI 제작>

도심 공원에서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각자 게임이나 영상을 즐기고 있는 모습. <영남일보 AI 제작>

모바일 게임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치료가 자폐스펙트럼장애(ASD) 또는 사회적 의사소통장애(SCD)를 지닌 청소년의 사회성 향상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심리치료 중심의 기존 방식에 디지털 훈련을 병행하면 치료 효과가 크게 개선된다는 것이다.


정유숙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유재현 서울성모병원 교수, 최태영 대구가톨릭대의료원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은 최근 일본정신신경학회 공식 학술지에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의사소통장애 진단을 받은 10~18세 청소년 38명에게 무작위로 대조 연구를 실시했다. 참여자들은 모두 경증 자폐스펙트럼장애로, 가정에서 보호자 도움을 받아 스마트폰 기반 훈련 프로그램을 수행할 수 있는 상태였다.


치료에 사용된 프로그램은 국내 디지털 치료제 개발기업 <주>뉴다이브가 만든 'NDTx-01'. 이 앱은 학교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사회적 상황을 시뮬레이션으로 제시하고, 사용자가 게임 속 미션을 수행하면서 의사결정·상호작용 기술을 학습하는 방식이다. 올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된 바 있다.


연구팀은 참가자를 기존 치료만 받은 그룹(19명)과, 기존 치료에 더해 NDTx-01을 병행한 그룹(19명)으로 나눠 6주간 변화를 추적했다. 그 결과, 디지털 치료 병행군의 '적응행동조합점수'는 평균 5.89점 상승해, 기존 치료군(1.21점 상승)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사회성 항목은 병행군에서 6.05점 올랐지만, 기존군은 0.42점 상승에 그쳤다.


일상생활 능력 점수도 대조적이다. 기존 치료군은 치료 전보다 오히려 0.74점 하락한 반면, 디지털 치료 병행군은 4.16점 상승했다. 자폐 특성 중 하나인 반복행동·과잉집중 경향도 병행군에서 9.11점 줄어, 기존군(2.89점 감소)보다 개선 폭이 컸다.


정유숙 교수는 "디지털 치료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의료진 지도 아래 가정에서도 시행 가능해 접근성이 높다"며 "게임이라는 익숙한 도구를 통해 치료에 대한 몰입도를 높일 수 있어, 대면 치료가 어려운 환경에서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건의료기술 R&D 사업과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지원으로 진행됐다. 디지털 치료제가 단순한 보조수단을 넘어 청소년 정신건강 치료의 한 축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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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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