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복기 대구시의사회장

이길호 경상북도의사회장
이재명 정부 첫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코로나19팬데믹 대응을 총괄 지휘한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 지명되면서, 의료계의 오래된 갈등을 푸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대구경북 의료계는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정 후보자의 과학적 리더십과 소통 행보에 대한 기대감때문이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당시 대한민국 초대 질병청장을 맡아 코로나 팬데믹 초기 '골든타임'을 지켰던 주역이다. '국민 영웅'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신뢰와 상징성을 갖춘 인물이다. 이번 지명은 '의료 불신의 시대'에 복지부 수장으로 나선 그의 복귀가 갖는 의미를 단순한 인사 수준에 그치지 않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민복기 대구시의사회장은 이날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국민을 위해 일했던 분이 복지부 장관으로 돌아온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의정 갈등을 조속히 해결하고, 젊은 의사들이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개선해 달라"고 했다. 이어 "정 후보자는 의료 현장의 고충을 깊이 이해하는 분이다. 전문가와의 협치를 중시해 의료계와 적극 소통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이길호 경북도의사회장 역시 "보건의료 정책 혼란과 누적된 갈등 속에서 정 후보자의 지명은 의료계에 의미 있는 신호"라며 "그는 과학적 판단과 책임있는 소통 자세로 공공보건의 모범을 보여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 회장은 "지금은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부와의 진정성 있는 협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도 의료계의 우려를 의식한 듯, 지난달 30일 출근길에서 "의정 갈등은 불신에서 비롯됐다"며 "신뢰와 협력 관계를 복원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했다. 전공의 복귀 문제에 대해선 "업무를 파악한 뒤 의견을 듣고, 복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정 후보자의 등판은 정치적·의료적 불신이 교차하는 복지 정책 무대에 '신뢰 회복'이라는 키워드를 던진다. 그의 등장이 의료계의 강경 투쟁 기조에 일정한 변화의 물꼬를 트여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최근 전공의 단체 대표가 대화파인 한성존 비대위원장으로 교체되면서, 의정 대화 복원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제기된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