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김문수 전 대선 후보(오른쪽)가 4일 국회를 방문,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만난 뒤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차기 국민의힘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8월 중순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주요 당권 주자들도 당권 레이스 준비에 나선 모양새다.
6일 야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달 초 의원총회에서 8월 중순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전당대회 일정이 구체화되면서 출마가 유력한 당권 주자들은 정치적 메시를 꾸준하게 내는 등 당과 유권자와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잠재 후보군 중 출마가 유력한 인사는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다.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명확하게 밝힌 적은 없지만 최근 공개 행보를 이어가며 당의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일 서울 한 호텔에서 개최된 서울희망포럼에 참석해 "지금은 자유의 종을 울릴 사람이 필요하다. 저도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종을 울리겠다"고 했다. 또 "지금 국민이 위축돼 있을 때 김문수는 말하겠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당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갔다. 그는 "나경원 의원이 국회에서 6박7일 투쟁을 했는데, 마지막 날에는 107명 의원 전원이 앉아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특히 '빅텐트'를 언급하며 "한동훈 전 대표도 우리 식구이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도 같이 해야 한다. 이낙연, 손학규 같은 인사와도 같이 해야 한다. 원외와 원내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특히 서울희망포럼에서 상향식 공천 등 당 개혁 발언을 쏟아내 정치권에선 사실상 전당대회 출마 결심을 굳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다른 유력 주자인 한동훈 전 대표는 개인 라이브 방송을 통해 유권자와의 직접적인 소통을 늘려가고 있다. 영화나 음악 등 개인적인 취미를 공유하는 한편, 여러 정책에 관한 본인의 생각을 유권자들과 공유하고 있다.
또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인 한동훈'의 메시지도 활발하게 내고 있다. 최근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중국 전승절 불참이 국익에 맞다"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 역시 아직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공식화하지 않았다. 최근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전당대회 출마를 만류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한계로 뷴류되는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은 지난달 한 매체에서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
나경원 의원도 당 대표 후보군으로 꼽힌다. 나 의원은 최근 김민석 국무총리 인준안 처리 등 민주당 주도의 국회 운영을 문제 삼으며 6박 7일간 국회에서 농성을 벌이며 현안 등에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지난 대선 경선의 리턴매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소수 야당으로 집권당과 각을 세워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대선 주자급 인사가 당권을 쥐고 거대 여당과 협상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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