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義死者 박건하, 학교폭력근절 위한 교육에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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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16  |  발행일 2025-07-16 제27면

지난 1월 대구시 달성군 서재리 저수지에서 물에 빠진 친구 3명을 구조하고 숨진 고(故) 박건하군이 남긴 울림이 해외 교포들의 마음까지 파고 들었다. 최근 캐나다에 거주하는 교포 김토마스씨는 자신이 작사하고 인공지능으로 만든 노래 '의로운 소년, 박건하'를 영남일보에 보내왔다. 그는 "어린 소년의 빛나는 삶이 숭고하다고 여겨졌다. 이 험한 세상에 보석처럼 아름다운 삶을 수놓았다"고 노래를 만들게 된 심정을 밝혔다.


친구들과 사이좋게 뛰어놀던 13살 중학생은 저수지 얼음이 깨지며 친구들이 물에 빠지자 망설이지 않고 낚싯대 등을 이용해 친구 3명을 차례로 구조했고, 다른 한 명을 구하려다 숨졌다. 개인주의와 성적우선주의가 앞서는 세상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이타적인 행동이었다. "네가 걸어 들어간 물속은 차가웠지만, 그 안엔 따뜻한 마음이 있었다"라는 가사는 친구와 무슨 일을 해도 활짝 웃는 소년이 마지막 순간에 가졌을 마음을 들여다 보는 듯 하다.


지금 우리는 학교폭력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 대구지역 학교폭력심의 건수는 2022년 863건에서 2023년 923건으로 늘었으며, 지난해는 1천79건이나 됐다. 학교라는 사회는 비슷한 성향의 아이들끼리 집단을 형성하다보니 소외되는 아이가 생겨날 수 있고, 학생들간 서열정리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난다. 충돌을 소통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이 이타심이다. 박건하군이 보여준 바로 그 마음이다. 대구시교육청이 올 3월부터 전국 최초로 갈등조정지원단을 구성해 학생들이 대화를 통해 갈등을 스스로 해결토록 하고 있다. 갈등조정지원단에서 박건하군의 이야기와 노래를 학생들을 이어주는 소통의 가교로 활용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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