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침수된 대구 노곡동, ‘제진기 작동 오류’ 발생(종합)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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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17 18:47  |  수정 2025-07-17 20:35  |  발행일 2025-07-17
현장 시민들 “제진기 제대로 작동 안해 피해 키웠을 가능성”
대구시 “제진기 미작동 등 작동 오류 보여…침수 원인 조사”
17일 오후 대구 북구 노곡동 배수펌프장에 설치된 제진기 모습. 대구시는 낙엽 등 유입물을 걸러내는 이 장치에 오작동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17일 오후 대구 북구 노곡동 배수펌프장에 설치된 제진기 모습. 대구시는 낙엽 등 유입물을 걸러내는 이 장치에 오작동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17일 집중호우로 대구시 북구 노곡동 일대가 침수된 가운데, 이번 사태를 키운 핵심 요인으로 '제진기(除塵機)' 작동 오류 가능성이 지목됐다.


이날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집중호우가 내릴 당시 노곡동 배수펌프장 제진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제진기는 배수펌프에 유입되는 물에서 쓰레기나 나무 등 부유물질을 골라내는 장치다. 제진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배수가 지체될 수 있다.


이날 침수 현장에 있던 일부 시민들 사이에선 제진기 작동 오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한 시민은 "비가 많이 오는데 제진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 같다"며 "이번에도 제진기가 제 역할을 하지 않은 것이 침수 피해를 키운 한 원인이 되지 않았는지 제대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15년 전에도 노곡동에서 제진기와 관련된 큰 물난리가 난 적이 있다. 이번 침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야 하며, 제진기 작동 오류와 침수의 연관성도 규명돼야 한다"며 "제진기 비정상 작동 원인에 대한 분석도 필요하다. 만약 강한 유속과 부유물 등으로 장치 오작동이 발생할 수 있다면,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 기후변화 탓에 최근 예측하기 힘든 폭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도 그럴것이 노곡동의 경우, 2010년 7월과 8월 두 차례 대형 물난리가 발생해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당시 제진기 작동 오류가 침수 피해를 키운 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그런 노곡동에서 또 다시 15년 전과 유사한 물난리가 났다. 17일 오후 대구 북구청은 지역민들에게 긴급 안전안내 문자를 보내 "노곡동 일대에 침수가 발생했다. 인근 차량들은 우회하고, 안전에 유의해달라"고 알렸다. 이후 노곡동의 심각한 침수 상황이 SNS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전해졌다.


침수 사태로 인해 노곡동에선 건물과 차량이 물에 잠겼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 확인결과, 이날 노곡동 일대에서 22명이 소방당국에 구조됐고, 4명이 자력으로 대피했다.


대구시 측은 "오늘 비가 많이 올 때 제진기 관련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으로 일단 파악하고 있다. 현재도 일부 장비가 작동하지 않는 등 설비 오류를 보이고 있다"며 "침수 원인에 대해서 좀 더 명확하게 알아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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