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지역을 대표하는 3개 작곡가 단체와 2개 현대음악 연주단체가 연합해 개최하는 '대구 동시대 창작음악 축제 - 새로운 여정(New Direction)' <젊은 음악인의 모임 제공>
대구지역 3개 작곡가 단체(대구작곡가협회, 영남작곡가협회, 젊은 음악인의모임)와 2개 현대음악 연주단체(대구모던앙상블, DCMF앙상블)가 의기투합해 지역 창작음악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한다. 이들은 16~17일 수성아트피아 소극장에서 대구 동시대 창작음악 축제 '새로운 여정(New Direction)'을 개최한다.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가 함께 힘을 모아, 지역 창작음악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그려보는 뜻깊은 시도다.
이번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압도적인 규모와 세대 포용'이다. 35년간 이어져 온 '대구국제현대음악제'를 중심으로 꾸준히 저력을 쌓아온 대구 현대음악계의 저력을 한데 모았다. 축제에는 대구지역에서 활동 중인 총 28명의 작곡가들이 참여한다. 현재명과 같은 지역출신 작곡가를 1세대로 간주한다면 진규영·진영민·임주섭·구자만과 같은 2세대에서 지금 20대인 김동명·남정훈·박상은과 같은 4세대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세대가 무대를 꾸민다. 또한 현대음악 전문연주단체 두 팀이 참여해 축제의 깊이와 완성도를 더한다. 대구 음악계의 저력을 하나로 묶는 거대한 작업인 만큼 음악회의 형식도 독특하다.

대구 동시대 창작음악 축제 '새로운 여정(New Direction)' 포스터. <젊은 음악인의 모임 제공>
축제 첫날인 16일에는 유럽 음악 축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마라톤 콘서트' 형식이 도입된다. 오후 4시부터 4시간동안 쉼 없이 이어지는 4개의 연속 음악회에서 관객들은 극장 안에서 자유롭게 머물며 창작음악의 흐름을 온전히 경험하게 된다. 작곡가·연주자·청중 모두에게 높은 집중력을 요구하는 이 형식을 통해 관객들은 몰입된 감상으로 새로운 음악적 체험을 만끽할 수 있다. 이날 무대에는 김용규, 박현숙, 최현경, 권은실, 김동명, 남정훈, 김민지 등 지역 작곡가 총 21명의 작품이 소개된다.
둘째 날인 17일에는 지휘자 서진(계명대 교수)의 지휘 아래 두 앙상블(대구모던앙상블, DCMF앙상블)이 하나의 챔버오케스트라로 합쳐져 보다 확장된 사운드를 선사한다. 과천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를 역임하고 오스트리아, 스위스, 독일 등에서 유학하며 실력을 갈고닦은 서진 지휘자는 지역이 배출한 뛰어난 음악인이다. 이날 연주회에서는 진규영, 진영민, 이철우,구자만, 임주섭, 김유리, 신성아 작곡가의 챔버오케스트라 및 실내악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축제 관계자는 "청년 인구의 감소와 지역 대학의 위축으로 인한 지역 예술계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자성의 목소리에서 이번 축제가 시작됐다"면서 "기성세대와 차세대가 함께하는 공동작업을 통해 지역 창작음악의 새로운 활로를 열고 미래지향적 에너지를 창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공연시간은 16일 오후 4~8시, 17일 오후 4시.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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