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우리는 나라를 회복할 것입니다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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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14 19:23  |  발행일 2025-08-14
'우리는 나라를 회복할 것입니다'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가장 크게 헌신했던 45명의 어록을 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8월13일 오전 대구 북구 동화훼밀리타운 아파트에서 열린 '광복 79주년 나라사랑 전 세대 태극기 달기 운동'에서 대구 북구 아인슈타인 어린이집 원아들이 태극기를 흔드는 모습. <영남일보 DB>

'우리는 나라를 회복할 것입니다'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가장 크게 헌신했던 45명의 어록을 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8월13일 오전 대구 북구 동화훼밀리타운 아파트에서 열린 '광복 79주년 나라사랑 전 세대 태극기 달기 운동'에서 대구 북구 아인슈타인 어린이집 원아들이 태극기를 흔드는 모습. <영남일보 DB>


우리는 나라를 회복할 것입니다

우리는 나라를 회복할 것입니다

우리는 나라를 회복할 것입니다(김구 외 지음/창비/248쪽/1만7천원)


1945년 8월15일로부터 80년이 지났다. 한 사람의 일생만큼 흐른 이 시간 동안 우리나라는 전쟁과 갈등, 가난과 독재를 딛고 눈부신 발전을 일궈냈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줄곧 나라 잃은 상처와 그것을 회복해낸 역사가 숨 쉬고 있었다. 이 책은 그 역사를 되새기고자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가장 크게 헌신했던 45명의 어록을 모았다. 김구, 안중근, 안창호 등 대표적인 독립투사들은 계급과 성별, 종교와 사상이 서로 달랐지만 나라를 회복하겠다는 한마음으로 자신의 삶을 불태웠다. 비록 나라를 잃었지만 "어제 나라를 망하게 한 자는 곧 오늘 나라를 회복할 자"(안창호)라는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를 나아간 그들의 의지와 비전은 계속해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가야 할 오늘날의 시민들에게 영감과 용기를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교과서에서 딱딱하게만 접해온 독립운동가들의 육성을 직접 읽으며 광복 80주년의 의미를 생각할 수 있다.


이 책에 어록을 수록한 45인의 독립운동가들은 명실상부 지도자로서 독립운동의 안팎을 두루 이끌고 동료들에게 용기와 지혜를 불어넣은 이들이다. 책에는 이들 중에서도 기록을 많이 남긴 10명의 주요 인물(김구, 안중근, 안창호, 윤희순, 한용운, 신채호, 여운형, 김마리아, 조소앙, 박차정)을 선정해 10편 내외의 어록을 수록했다. 어떤 말은 높은 이상과 실천적인 교훈을 담았고, 또 어떤 말들은 한 인간의 감동적인 결단을 노래했다. 정의롭게 살고 말겠다는 의지와 공동체에 대한 진심을 보여주는 이 말들은 그 자체로 아름다워 한편의 시를 연상하게 한다. 독자들이 이 말들을 한 단어 한 단어 제대로 음미할 수 있도록 엄주 작가의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함께 특별한 편집과 디자인을 선보인다. 추천의 말을 남긴 역사학자 한홍구의 말대로 "매일 한면씩 필사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갈 자양분으로 삼아보길 권한다.


"한 나라 가운데 맥 끊긴 데가 있으면 국민된 자 자신의 생명은 어찌 온전할 길이 있겠습니까. 나라 사랑은 당연히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까."(안창호의 말)


독립운동가들의 고결한 삶은 언제 접해도 감동과 존경의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독립운동가 어록집을 꾸릴 때 가장 어려운 점은 기록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저술, 기고, 정견 발표, 연설문 게재가 이뤄진 인물의 경우 자료가 충분지만 대다수 독립운동가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조직과 실천에 힘쓰느라 그런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소개한 35명의 독립운동가들은 누구보다 큰 희생정신으로 독립운동을 이끌었지만 이 중 많은 이들의 행적과 발언은 해방 후 주변인의 증언으로만 전해진다. 하지만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이 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이기에 짧은 어록을 하나씩 소개하고 행적을 밝혔다.


"미래 세계에서는 한국 민족의 위대함을 보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그 위대함은 그저 나라를 회복하는 데 있지 않고 반드시 나라를 건설하는 데 있다."(조소앙의 말)


80년이 흐른 오늘, 우리는 한반도를 둘러싼 위태로운 국제정세, 기후위기와 양극화, 민주주의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독립운동가들이 목숨으로 증명한 정의와 연대, 그리고 책임의 가치를 오늘 우리의 언어로 되새기고 그 정신을 바탕 삼아 민주공화국을 다시 세우는 일이 절실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이 꿈꾸었던 '나라다운 나라'는 단순히 국권만 회복된 곳이 아니라, 모두가 인간다운 존엄을 누리는 사회였으며, 그 꿈은 여전히 오늘의 과제로 남아 있다. 독립운동과 광복이 이미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끊임없이 되새겨야 할 역사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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