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달성군 옥포읍 송해공원 인근 야산에 자리한 송해 선생 부부 묘. 뒤편 절개지가 집중호우로 무너져 흙과 풀더미가 쓸려내린 채 방치돼 있다.강승규 기자

송해 선생 묘비 뒤편 절개지의 붕괴 흔적. 흙이 패이고 잡풀이 뿌리째 뽑혀 흉물스럽게 드러난 모습이 추모 공간의 품격을 해치고 있다.강승규 기자
21일 오전 9시쯤, 대구 달성군 옥포읍 기세리 옥연지 송해공원 인근 야산. 햇살을 받은 송해 선생 부부 묘역의 잔디는 여전히 단정했고, 묘비 앞에 놓인 국화도 싱싱했다. 묘비를 마주한 추모객들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손을 모았다. 하지만 묘역 뒤편을 바라보는 순간, 추모 분위기는 곧장 우려감으로 바뀌었다.
확인 결과, 송해 선생 묘역 뒤 절개지는 지난 7월 중순 수백㎜에 달하는 폭우로 무너져 내린 뒤 한 달 넘게 손길이 닿지 않았다. 경사면은 군데군데 움푹 패였고, 뽑혀나간 풀들이 흙더미에 그대로 매달려 있었다. 작은 돌과 흙이 여전히 흘러내리고 있었다. 또 비가 오면 붕괴될 우려가 커 보였다. 단정한 묘역과 대비되는 흉물스러운 풍경이다. 보는 이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한 중년 부부는 사진을 찍다 말고 뒤편을 바라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들은 "전국에서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인데 이렇게 방치돼 있다니 참 안타깝다"며 "송해 선생이 보시면 마음이 참 아프실 것 같다"고 했다.
기세리 마을 주민 A씨는 "지난 폭우 때 산이 흔들릴 정도로 물이 쏟아졌다"며 "폭우 직후 절개지가 크게 무너졌다. 지금도 흙이 다져지지 않아 손을 대면 또 무너질 수 있다. 아마 태풍철이 지나야 본격적인 보강 공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해 선생 가족도 보강 공사의 필요성에 뜻을 같이했다. 다만 시기와 방법을 두고 고민이 깊다. 당장 공사를 시작하면 추가 붕괴로 이어질 수 있고, 석축이나 철망을 설치하면 미관이 크게 훼손되기 때문이다. 유가족들은 "영구적으로 안전한 대책을 원한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토목·조경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으며 방법을 고심하는 단계다.
대구지역 한 토목 전문가는 "절개지를 보강하려면 흙막이와 배수로를 포함한 안정화 공법이 필요하다"며 "국민MC를 기리는 공간인 만큼, 임시방편이 아니라 안전성과 미관을 동시에 고려한 근본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