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日 1000원” 포항시, 파격적 주택정책 첫 발

  • 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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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27 21:40  |  발행일 2025-08-27
전국 최초·최대규모 ‘천원주택’
청년·신혼부부에 500호 공급
인구유출 막을 묘안될 지 주목
이강덕 포항시장이 27일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천원주택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전준혁기자>

이강덕 포항시장이 27일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천원주택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전준혁기자>

"천원주택을 아시나요." 청년과 신혼부부의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하루 1천원이라는 파격적인 임대료를 책정한 정책으로, 경북 포항시가 전국 기초지자체 중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천원주택'을 공급한다. 청년인구 유출과 고령화로 소멸 위기에 직면한 지방도시에 새로운 대안이 될지 주목된다.


지방도시는 현재 일자리·교육·문화 인프라가 갖춰진 수도권으로 떠나는 청년층의 이탈과 고령화, 그리고 1인가구의 증가 등으로 도심 공동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포항은 철강산업 침체로 도시 활력이 약화되고, 인구 감소세가 가팔라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청년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천원주택 공급은 인구 유출을 막고 오히려 외지 청년을 끌어들이는 실질적인 인구정책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강덕 시장이 강조한 '정주 여건 개선'이 단순한 주거 복지를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다.


포항시는 LH 임대주택을 재매입해 19세 이상 45세 이하의 청년·신혼부부 무주택 세대에 천원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임대료는 하루 1천원으로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해당 임대주택은 건별로 면적이 상이하지만, 보통 46~53㎡(14~16평) 경우 임대료는 17만원선이다. 이 중 포항시가 14만원을 지원한다. 나머지는 입주자가 하루 1천원 꼴로 부담한다. 최소 2년에서 최장 4년까지 지원이 이뤄지며 올해 100호 공급을 시작으로 5년간 총 500호를 공급한다. 오는 9월16~17일 시청에서 직접 접수하며, 당첨자는 10월20일 발표 뒤 계약을 체결한다.


포항시는 이번 정책 발표를 앞두고 오랜 기간 철저한 검증을 거쳤다. 지난해 시행했던 '청년 징검다리 주택사업'의 경우 입주자 절반(24호 중 12호)이 타 시·군 전입자였다. 이를 통해 천원주택이 단순한 거주 지원을 넘어 '인구 유입 장치'로 작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본 것이다. 또한 포항시는 최초 100호 대상 예산을 미리 확보함과 동시에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주거복지센터를 만드는 등 준비도 철저히 했다.


이번 천원주택 정책 발표로 포항은 전국적인 관심을 받게 됐다. 기초지자체가 중앙정부나 광역단체도 시도하지 못한 과감한 도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다만 재정 지속 투입 여부, 입주자 선발 과정의 공정성, 일자리·문화 인프라 확충 등에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순히 저렴한 주거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청년들이 지방도시에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이강덕 시장은 "천원주택 500호 공급을 시작으로 신혼부부·다자녀·근로자·고령자 등 특색에 맞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공공임대주택을 2030년까지 3천500호 마련할 계획"이라며 "청년인구 유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동시에 양질의 주거와 일자리 마련에 집중해 청년인구 유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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