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해의 세월/김상태 지음/학이사/192쪽/1만5천원
아내의 병상 곁을 지킨 남편의 간병 일기가 책으로 나왔다. 3년 9개월의 기록이 담긴 '고해의 세월'(학이사)이다. 신문기자 출신인 김상태 전 영남일보 사장이 펴냈다.
이 책은 단순한 일상의 기록이 아니다. 아내가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저자는 매일같이 병원을 찾았다. 팬데믹으로 면회가 제한되던 시기에도 병원 문 앞에서 그녀를 위한 편지를 써 전달했다. 병상에 누운 아내 '영자'를 향한 애틋한 사랑, 말 대신 전하는 온기, 죽음을 앞둔 이와 이를 지켜보는 사람의 마음이 깊은 울림으로 담겨 있다.
노년의 외로움, 인간의 유한함, 사랑의 본질에 대해 독자 스스로 생각해 보게 만드는 이 책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넘어 '내 이야기'처럼 다가온다. 한 남편이 보여준 절절한 순애보이자 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마주할 삶의 현실에 대한 조용하고 진실한 증언 같다.

조현희
문화부 조현희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