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우(가운데) 경북도지사가 김상철(오른쪽) APEC준비지원단장으로부터 현장 준비 상황에 대해 듣고 있다. <경북도 제공>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기간 국립경주박물관의 새로운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미·중 정상회담 개최 장소로 쓰이게 해 경주박물관 신축 건물 조성의 의미를 되살리고, 한국문화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 도지사는 지난 26일 APEC 정상회의 준비 현장을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김석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에게도 같은 의견을 전하며 국회 차원의 협조를 요청했다. 경주박물관 신축 건물은 당초 APEC 정상회의 만찬장으로 쓰일 예정이었으나 수용인원 문제 등으로 다른 활용방안을 모색 중인 상태다.
이 도지사는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전화 통화로 양자 회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립경주박물관을 회담의 최적지라 판단했다. 그는 "평화와 교류의 상징인 국립경주박물관은 미·중 양자 회담 최적의 장소"라며 "경주박물관 행사장을 미·중 정상회담장 등으로 활용하게 된다면 천년 신라의 문화를 전 세계에 선보일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울러 이번 회담 유치는 만찬장 변경으로 아쉬움을 느낀 경주시민의 기대에 보답하고, 국립경주박물관이 현대사 속 새로운 전통을 남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주박물관은 신라 유물뿐 아니라 당·서역의 교류 유물까지 전시돼 있어 세계 평화와 소통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더욱이 경주박물관 신축 건물은 정상회의 만찬장으로 조성했던 만큼 경호·의전·접견 등 국제행사 개최 요건을 갖추고 있어 정상회담 장소로 적합하다는 평가다. 한편 경북도는 정상회의장과 만찬장 포토존 시안에 첨성대·성덕대왕신종·불국사 등 경주의 상징을 반영해 APEC 대표단과 글로벌 CEO들이 경북의 문화를 더욱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초 APEC정상회의 만찬장으로 쓰일 예정이었던 경주박물관 신축 건물 전경. 경북도 제공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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