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구미 라면축제 포스터
지난해 구미 라면축제 모습<구미시 제공>
'오리지널(Original)'. 오는 11월 7일부터 9일까지 구미역 일원에서 열리는 '2025 구미라면축제'의 주제다. 전국 각지에서 라면축제가 늘고 있지만, '라면 도시'의 원조는 여전히 구미라는 자부심이 담겼다.
구미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정기적인 라면축제를 시작한 곳으로, 1990년 설립된 농심 구미공장은 전국 6개 공장 가운데 가장 높은 생산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구미시는 이날 축제 메인 프로그램과 라면 레스토랑 메뉴를 공개했다. 축제장은 구미역 앞 475m 구간 전체가 '라면 스트리트'로 변신한다. △갓 튀긴 면으로 만든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라면 레스토랑 △나만의 라면을 직접 만드는 '구미라면공작소' △아이들과 가족이 함께 즐기는 체험공간 '보글보글 놀이터' △외국인 참가자들이 K-라면으로 기량을 겨루는 '글로벌 라면요리왕' 등이 운영된다. 또 전국 라면 마니아들이 참가하는 '라믈리에(라면+소믈리에) 선발대회'도 열린다.
지난해 축제에는 17만 명이 몰리며 구미역 일대가 인파로 가득 찼다. 올해는 넷플릭스 화제작 '케이팝 데몬헌터스'(K-POP Demon Hunters)로 K-푸드 열기가 높아진 만큼, 해외 관광객의 참여도 예상된다. 실제로 라면은 구미시 농식품 수출의 55%를 차지하는 대표 품목이다.
구미 시민 박모씨(45)는 "작년엔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았는데, 올해는 젊은 세대가 사진을 찍으러 온다더라"며 "라면이 단순히 먹는 음식이 아니라 하나의 놀이가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축제를 기획한 시 관계자는 "올해는 먹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라면문화를 체험하고 즐기는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축제가 단순한 미식 행사를 넘어 지역 산업과 문화 브랜드를 결합한 '도시형 축제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구미에 위치한 농심 공장을 기반으로 한 '산업+문화 융합형 축제'가 성공하면, 침체된 구도심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축제 기간 구미역 인근 숙박업소와 식당 매출도 평소를 웃돈 것으로 전해졌다. 축제 내내 SNS에는 "대구보다 구미가 더 뜨거웠다", "K-라면을 이렇게 즐길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이어졌고, 한 인플루언서의 후기는 수백 건의 공감과 댓글을 모으며 온라인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구미시는 올해 '라면 도시' 브랜드를 도시 상징 콘텐츠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라면을 통해 산업도시 구미의 이미지를 새롭게 재구성하겠다"며 "라면축제가 시민과 관광객 모두의 축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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