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연령별 5대 사망원인 사망률 및 구성비.<국가데이터처 제공>
지난해 돌이 채 되지 않은 아기가 갑자기 숨지는 '영아 돌연사 증후군'으로 숨진 사례가 50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안전한 수면 환경만으로도 상당수의 비극을 막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8일 국가데이터처 '2024년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지난해 영아돌연사증후군(SIDS)으로 숨진 아기는 47명이다. 전체 영아 사망(출생 후 1년 이내 사망)의 8.3%를 차지했다. 전년(45명)보다 2명 늘었고, 비중은 0.3%포인트 상승했다. 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은 20.4명이다.
영아 돌연사 증후군은 특별한 질환 없이 건강하던 아기가 갑자기 숨지고, 사망 원인을 의학적으로 특정할 수 없는 경우를 의미한다. 대부분 수면 중에 발생한다는 점에서 부모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영아 사망 원인별로 살펴보면 수면중 돌연사는 △출생 전후기에 기원한 병태(45.2%) △선천 기형·염색체 이상(18.4%)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전문가들은 "돌연사를 완벽히 예방할 수는 없지만, 수면 중 질식으로 추정되는 사망은 충분히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1994년 '아기 똑바로 재우기(Back to Sleep)' 캠페인 후 영아 돌연사 발생률이 크게 줄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도 같은 취지로 △돌 이전 아기는 반드시 똑바로 눕혀 재우기 △푹신한 침구나 베개, 포대기 사용을 피하기 △부모와 같은 침대에서 재우지 말 것을 권고한다. 아기가 스스로 뒤집을 수 있게 되면 속싸개 사용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 국내 연구에서도 잘못된 수면 환경이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권정은 경북대 의대 교수팀이 대한소아응급의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2013년 9월부터 2020년 8월까지 경북대 어린이병원 응급실을 찾은 수면 중 질식·심정지 영아 12명 모두 독립된 아기 침대를 사용하지 않았다. 3명은 소파나 역류방지 쿠션 위에서 잠든 상태였다.
또 12명 모두 똑바로 눕혀 재웠지만, 발견 당시 8명은 엎드리거나 침대와 벽 사이에 낀 상태였다. 연구진은 "푹신한 침대·쿠션·베개·소파 등은 질식 위험을 크게 높인다"며 "충돌 방지를 위한 유아용 쿠션 패드도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