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앞두고 미중 회담 불투명…‘100% 추가관세’ 전운 고조

  • 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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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0-11 11:48  |  발행일 2025-10-11
중국, 희토류 수출 통제…미국, 초고율 관세와 수출 제한 맞대응
트럼프 “APEC에 갈 것…회담은 할 수도”
트럼프 대통령 (왼쪽) 시진핑 주석 (오른쪽) / 사진=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 (왼쪽) 시진핑 주석 (오른쪽) / 사진= 연합뉴스

미중 관계가 격렬한 충돌 국면으로 치닫으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예정됐던 두 정상의 회담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등락을 거듭해온 양국 관계는 당초 오는 31일(현지시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주목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관세 휴전 연장'을 논의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꺼내들자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국 초고율 관세(기존 관세에 100% 추가)와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통제 카드(이상 11월 1일 시행)를 맞불로 내세우며 회담 동력은 급격히 약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항공기와 같은 '큰 것(big thing)'을 포함해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그들(중국)은 보잉 항공기를 많이 가지고 있는데, 그들에겐 (미국산) 부품이 필요하다"고 발언하며 수출통제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APEC 계기 시 주석과의 만남에 대해 "만나려 했으나 그럴 이유가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회담 취소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양국 간 신경전은 교역 품목을 넘어 확산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한 데 이어 희토류 합금 수출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고, 오는 14일부터는 미국 관련 선박에 순t당 400위안(약 8만원)의 특별 항만 서비스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맞서 미국은 중국 선박에 t당 50달러(약 7만1천원)의 입항료를 부과하고 점차 인상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한 중국 정부가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의 자동차 반도체 설계사 '오토톡스' 인수에 제동을 걸자, 미국 역시 중국계 네트워크 장비업체 'TP-링크'의 미국 내 영업 제한 방안을 검토하는 등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충돌이 거세지며 APEC 무대에서 예정됐던 미중 정상회담 성사 여부는 안갯속에 빠졌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무역 불확실성 완화를 위한 대화가 기대됐지만, 양국의 고강도 대응이 이어지면서 회담 개최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APEC 계기 회담 여부에 대한 질문에 "우리가 그것을 할지 모르겠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그곳(APEC)에 갈 것"이라고 답한 뒤, "나는 아마 우리가 회담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예정대로 개최될 가능성을 열어뒀다.


만약 APEC 기간까지 갈등이 해소되지 않아 미중 정상회담이 무산된다면, APEC을 통해 무역 갈등을 완화하고 동북아 안보 협력을 기대했던 한국 정부의 구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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